3분기 반도체 수출 26% 급등하며
총 수출액 1850억 달러 역대 최대
“소비재-서비스 추가 시장 개척
중견-중소기업 수출 다변화 필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영향으로 올 3분기(7∼9월)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수출액 중 상위 1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40%대로 올라서는 등 반도체 호황 효과가 소수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잠정)에 따르면 올 3분기 상위 10대 수출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40.0%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6%포인트 오르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3분기 전체 수출액은 201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인 1850억 달러로 나타났는데 이 중 40%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 기업이 차지한 것이다.
3분기 수출이 증가한 데에는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의 영향이 컸다. 자본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1110억 달러로 나타났다.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464억 달러)이 26.4% 급등했다.
자동차,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소비재는 4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며 239억 달러 수출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수출은 줄었으나 유럽으로 전기차 수출, 독립국가연합(CIS)으로 중고차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수출도 일제히 호조를 보였다. 3분기 대기업 수출은 1년 전보다 5.1% 증가한 1223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소비재(―5.4%), 원자재(―5.1%)가 줄었지만 자본재 수출이 12.2% 증가했다. 대기업이 반도체 호황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셈이다.
중견기업은 자본재(9.4%), 소비재(4.4%), 원자재(2.6%) 수출이 모두 늘며 역대 최대 규모인 323억 달러를 수출했다. 중소기업(298억 달러) 역시 세 품목의 수출이 고루 증가하며 3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출 규모를 보였다. 하지만 대기업 쏠림 현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전체 수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6.1%에 달했다.
특정 품목과 소수 대기업에 수출이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소비재, 서비스 등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을 통해 추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중견·중소기업 역시 하나의 기업에만 수요를 의존하지 않고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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