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미달 사태’ 개인용 韓 국채, 만기 길어 투자자 외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8일 01시 40분


[토요기획] 서학 채권개미의 시대
개인투자용 국채 현주소 살펴보니… 20년물, 7차례나 목표 물량 못 채워
5년 만기 추가 발행해 선택권 확대… 연간 구매 한도 2억까지 늘리기로

지난해 6월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개인 투자용 국채’가 처음 선을 보였으나 청약 미달이 이어지는 등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는 5년 만기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편의성을 높이기로 했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년물 개인 투자용 국채는 발행 이후 7차례의 청약에서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10년물 국채 역시 지난해 6월 첫 발행 때만 3.4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지난해 9월부터는 4개월 연속 미달됐다. 만기가 긴 데다 금리 인하기에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없다는 점이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정부가 개인투자자의 중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 상품으로 지난해 6월부터 12월을 빼고 매달 발행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안정적인 초장기 투자처를 제공해 국민의 노후 대비를 지원하고자 도입했다”며 “거래 규모가 큰 탓에 금융기관에 쏠렸던 국채 수요를 다변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만기일에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에 연복리를 적용한 이자가 원금과 함께 일괄 지급되는 구조다. 만약 직장인이 노후 대비를 위해 40세부터 59세까지 매월 20년물 50만 원을 매입하면 60세부터 20년간 매달 약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투자금 2억 원까지는 이자소득에 대해 14%의 세율로 분리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달 개인 투자용 국채 청약은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발행 한도는 10년물 800억 원, 20년물 200억 원이다. 이달 발행되는 개인 투자용 국채의 만기 수익률은 10년물 약 37%, 20년물 약 90%다.

국채 청약에 신청하기 위해서는 판매대행기관인 미래에셋증권에서 전용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청약 기간 동안 영업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 사이에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온라인 홈페이지·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최소 신청 금액은 10만 원이다.

정부는 장기 투자에 대한 부담감에 투자자의 외면이 이어지자 개인 투자용 국채 제도 개선에 나섰다. 3월부터 10년물과 20년물 외에도 만기가 5년인 국채가 발행된다. 5년물 국채를 사더라도 분리과세 혜택은 똑같이 적용된다. 앞서 정부는 개인 투자용 국채 과세특례 대상을 10년물에서 5년물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달 말 공포될 예정이다. 연간 구매 한도도 1인당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늘어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자소득 분리과세 적용 한도인 2억 원 내에서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중도 환매 한도 금액을 신청 액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한다. 개인 투자용 국채의 중도 환매는 보유한 지 1년 후부터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자라면 올 하반기(7∼12월)부터 환매가 가능하다. 월별 중도 환매 한도 금액 내에서 선착순으로 접수를 하기로 했으나 신청 상황에 따라 한도 금액을 유연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개인 투자용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높인다. 매달 청약 기간을 3영업일에서 5영업일로 늘리고 청약 마감 시간도 오후 3시 30분에서 4시로 연장한다. 투자자가 원하는 종목과 금액을 미리 설정해 정해진 기간 동안 자동으로 청약이 신청되는 ‘정기 자동청약 서비스’도 3월에 도입된다.

#청약 미달#개인 투자용 국채#20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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