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먹을 수 있는 ‘펫푸드’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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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식사’ 인식속 인기
참치-닭가슴살-연어로 제품 만들어
짜장-파스타-아이스크림도 선보여
식품업계 “반려동물 시장이 돌파구”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면서 ‘휴먼그레이드 펫푸드’ 시장도 커지고 있다. 휴먼그레이드 펫푸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반려동물 사료다.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인식하면서 먹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함께 식사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이 휴먼그레이드 펫푸드의 인기를 불렀다.

동원F&B는 2022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휴먼그레이드' 펫푸드 라인업을 선보였다. 동원F&B 제공
동원F&B는 2022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휴먼그레이드' 펫푸드 라인업을 선보였다. 동원F&B 제공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펫푸드를 생산해 온 동원F&B는 2022년 사람이 먹는 식재료와 동일한 원료로 만든 휴먼그레이드 펫푸드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전까지는 참치 적육(붉은 살), 부산물 등 사람이 먹지 못하는 종류의 부위로 펫푸드 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위상이 오르면서 펫푸드의 영양성분까지 따져보는 이들이 늘자 참치살, 닭가슴살, 연어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다.

이런 휴먼그레이드는 펫푸드의 가장 발전된 단계로 꼽힌다. 휴먼그레이드의 인기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에서 비롯됐다.

휴먼그레이드 펫푸드는 제조 단계에서부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재료로 제작된다. 지난해 펫푸드 산업에 진출한 대상은 닭가슴살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펫푸드를 만들고 있다. 동원F&B는 참치 흰 살 등 사람이 주로 먹는 부위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휴먼그레이드 펫푸드 중에는 사람이 먹는 메뉴와 동일한 제품들도 있다. 하림펫푸드는 자사 제품 라인업 ‘더리얼’을 통해 반려동물용 유니짜장, 볼로녜세 파스타, 아이스크림 등을 선보였다.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사람이 식사할 때 반려동물이 냄새를 맡고 달라고 보채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음식 냄새가 나는 펫푸드를 먹이면 잠잠해질 것’이라는 가정하에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펫푸드 시장에서의 휴먼그레이드 유행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도 늘고 있고 이들이 펫푸드에 소비하는 비용도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은 28.2%로 역대 최대 수치였다. 10명 중 3명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자는 양육 비용의 59.7%를 펫푸드 구입에 사용했다.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인구수는 줄어드는 반면 반려동물 시장은 커지고 있는 만큼 펫푸드 시장에 뛰어들거나 휴먼그레이드 펫푸드 쪽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식품업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산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0.7% 성장했다. 2025년에는 2조52억 원, 2028년에는 2조2395억 원까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되레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이 식품 제조사에 돌파구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반려동물#휴먼그레이드 펫푸드#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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