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살리고, 답례품도 받고”… 고향사랑기부제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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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ight]
지방재정과 지역경제에 활력 줄 기회
기부 촉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온라인 이용하거나 농협서 가입 가능

축구선수 손흥민, 방탄소년단(BTS) 제이홉, 전·현직 대통령…. 서로 다른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1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됐다.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그 기부금을 주민 복리 등에 사용하는 제도다. 기부자는 세제 혜택과 지역 농축산물 등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저출산·초고령화 심화,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로 인해 심각한 소멸위기에 처한 농촌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지방 재정 보완,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 균형발전 도모 등을 위해 고향사랑기부금법이 2021년 10월 19일 제정돼 2023년 1월 1일 시행됐다.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 개인에게는 10만 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가 세액 공제된다. 기부금액의 30%는 기부 포인트로 적립돼 답례품을 선택할 수 있다. 10만 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합쳐 13만 원을 돌려받는다. 500만 원을 기부하면 80만 8500원의 세액공제와 150만 원 상당의 답례품으로 총 240만 8500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10만 원의 기부로 그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제도”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자체에는 지방 재정 보완뿐만 아니라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부가가치 창출 기회로 작용한다.

온-오프라인 가입해 농촌 사랑 실천
온-오프라인을 통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행정안전부의 고향사랑e음 사이트(ilovegohyang.go.kr)가 운영되고 있다. 대면 납부를 원한다면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금융기관인 농협을 이용하면 된다. 전국 5900여 개 농·축협 및 농협은행 지점에 고향사랑기부제 수납창구가 열려 있다.

기부자를 위해 다양한 금융 혜택이 제공된다. 농협은 1월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한 개인에게 최대 0.6%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NH고향사랑기부 예·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 판매액의 0.1%는 공익기금으로 적립돼 지역사회 발전과 농촌 지역 복지사업에 활용된다.

NH농협카드는 4월 특화카드인‘zgm.고향으로’ 카드를 출시해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에게 NH포인트 특별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NH농협생명 및 NH농협손해보험은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쌀, 샤인머스켓, 치즈 등 지역 특산물 수요 늘릴 기회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또 다른 매력이다. 관계기관들이 답례품 선정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전국 243개 지자체는 지자체별 조례 제정을 통해 답례품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을 선정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협만의 차별화된 답례품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표준 가이드라인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향사랑기부제를 운영하는 전국 243개 지자체 중 160여 개의 지자체에 농·축협이 농·축산물을 답례품으로 납품하고 있다.

경기 연천 전곡농협의 쌀, 충북 영동농협의 샤인머스캣, 전북 임실치즈농협의 치즈선물세트, 전남 담양축협의 대숲맑은한우세트, 제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의 귤로장생 등 다양한 지역 농·축협이 구성한 3만 원 상당의 특산품 선물세트가 답례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액 기부자를 위한 맞춤형 고급 선물세트도 있다.

농촌 생활을 체험하고 싶은 기부자를 위한 체험형 답례품도 개발되고 있다. 농촌을 체험하면 농촌 지역에서 2·3차 소비를 창출할 수 있다. 농협의 팜스테이마을 등 특색있는 마을 체험 등 다양한 체험 콘텐츠 발굴을 통해 기부자의 농촌 지역 체류를 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농·축산물 답례품 및 체험형 답례품을 개발 운영하는 농·축협을 지원해 농가의 소득을 늘리고 농촌을 더 활기차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알리기 총력전
고향사랑기부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관계부처, 지자체, 기관들은 홍보 총력전을 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고향의 가치와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고향사랑기부금법’에 지정 근거를 마련한 뒤 대국민 공모를 통해 9월 4일을 국가기념일 ‘고향사랑의 날’로 지정했다. 지자체들은 유명 출향민을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 임명하거나 이들의 기부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농협은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상품 가입 행사 및 온·오프라인 홍보 캠페인을 열고 있다. 유명인이나 임직원이 소속된 향우회의 고향사랑기부제 가입 행사를 열고, K리그나 마라톤 등 지역별 오프라인 스포츠 행사를 통해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제1회 고향사랑의 날 행사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초 설 연휴에 서울역에서 열차를 이용하는 귀성객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을 비롯한 농업계에서는 농촌 소멸 위험을 극복하고, 열악한 지방 재정 보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다”라면서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도시민들에게 농업·농촌의 가치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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