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 이끄는 농심 “2030년 美 라면시장 1위 올라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취임 2년’ 신동원 회장 목표 제시
“日기업에 점유율 22%P 뒤졌지만
제3공장 완공되면 역전 가능” 자신
美법인, 1분기 영업익 604% 성장

신동원 회장
신동원 회장
“2030년 미국 라면 시장 1위로 올라서겠습니다.”

이달 1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신동원 농심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 같은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2021년 기준 농심의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일본 도요스이산(47.7%)에 이은 2위(25.2%). 1위와 제법 큰 격차가 있지만 신 회장은 2025년 착공할 미국 제3공장이 완공되면 역전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신동원호(號) 출범 2주년을 맞은 농심이 2030년 미국 시장에서 현재의 3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 매출이 곧 절반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44%로 나타났다. 2020년은 37%, 2021년은 41%였다.

농심의 대표 제품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며 K푸드 열풍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20년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기생충’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해 주목받았다. 미국 주요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신라면 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면서 브랜드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농심 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1∼3월) 전년 대비 매출 40.1%, 영업이익 604.1% 성장이라는 성과를 냈다.

신 회장은 1987년부터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하며 해외 시장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당시 신 회장은 “라면으로 정면승부 하려면 라면 발상지 일본에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며 일본 근무를 자청했다. 신 회장의 현장 경영에 힘입어 농심은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농심의 기본 전략도 확고히 자리 잡았다.

약 40년 동안 회사 곳곳에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온 신 회장은 2021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뒤 보다 젊고 감각적인 농심 만들기에 주력했다.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읽기 위해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직원들이 최고 경영진에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제안 게시판에 직접 답글을 다는 등 격의 없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농심이 신제품 개발을 위해 진행하는 ‘챌린지 페어’도 신 회장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먹태깡의 경우 2021년 챌린지 페어에서 처음 선보였는데, 당시 신 회장도 직접 먹어보고 품평한 것으로 전해진다. 젊어진 농심의 전략 덕분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호평을 받은 안성탕면, 신라면 임시매장(팝업스토어)을 선보였고, ‘배홍동비빔면’ ‘웰치 제로’ 등 평가가 좋은 신제품도 연이어 선보일 수 있었다.

농심은 라면과 스낵을 포함해 스마트팜 기술, 채식주의(비건) 음식 개발, 건강기능식품 등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국내 시장에서의 내실도 다지고 해외와 신성장사업 모두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k푸드 열풍 이끄는 농심#2030년 美 라면시장 1위 올라설 것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