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버스, 언택트 교육으로 개도국 미래 밝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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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파라과이 아동교육 지원
라디오, TV 기반 교육 콘텐츠 보급

탄자니아 잔지바르 학생들이 라디오 교육방송 ‘해피 라디오 클래스’를 들으며 공부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탄자니아 잔지바르 학생들이 라디오 교육방송 ‘해피 라디오 클래스’를 들으며 공부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비대면) 교육 환경이 갖춰진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교육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탄자니아와 파라과이에서 아동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사업이 학교 건축, 학습 기자재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더 많은 아동이 양질의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언택트 교육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는 지역 주민의 80%가 라디오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라디오 보급률이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휴교령으로 교육 공백이 생기자 굿네이버스는 잔지바르 지역을 중심으로 라디오 교육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교육방송의 대상과 프로그램이 확대돼 더 많은 아동이 교육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송되는 ‘해피 라디오 클래스’에서는 영어, 수학, 과학 등 기초과목을 배울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출연해 퀴즈 대결을 하는 교육 예능 프로그램 ‘해피 에듀 퀴즈’도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라디오 교육방송을 활용해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현지 교사들과 함께 학습 교재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렇게 만든 교재는 현재 20개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에 사용 중이다. 교사 핫산(32)은 “기존 주입식 교육으로만 진행되던 수업이 라디오 교육방송을 활용하게 되면서 생동감이 넘치고,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신만식 KOICA 탄자니아 사무소장은 “KOICA 탄자니아에서는 ‘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라디오 교육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잔지바르 지역 중등학교 학생들에게 창의적인 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학업 성취율 향상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는 2018년부터 파라과이에서도 교육방송 콘텐츠 제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라과이는 TV 보급률이 90%로 매우 높지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방송이 많아 아동이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현지에서 직접 제작한 교육 콘텐츠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를 통해 수입한 콘텐츠를 방영해 아동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였다. 2020년에는 ‘우당탕탕 아이쿠!’ 프로그램이 뉴스를 제외하고 동시간대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속 사업으로 파라과이 교육부와 함께 ‘멀티미디어 교육 지원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2027년까지 중학교 5개 교과(스페인어, 과라니어, 수학, 과학, 사회)를 포함한 약 2500개의 교육방송 콘텐츠를 제작해 송출할 예정이다. 굿네이버스는 학교 현장에서도 교육 격차를 줄이고 학습 능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방송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교사의 디지털 활용 역량 강화 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김선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장은 “개발도상국 아동들은 지리적 위치, 경제적 환경 등의 이유로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며 “굿네이버스는 글로벌 파트너십과 함께 빈곤, 아동노동, 차별 등으로 고통받는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굿네이버스#언택트 교육#개도국 아동교육 지원#라디오-tv 기반 교육 콘텐츠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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