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테마 ETF, 과거 아닌 미래를 보고 투자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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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사람들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보다 스토리를 좋아하고 더 잘 기억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이익과 같은 펀더멘털에 대한 뉴스보다 스토리에 더 관심을 갖는다.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는 새롭게 나타나는 경제·사회적 트렌드의 변화와 이에 따른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자 하는 특화 ETF의 한 종류다. 테마 ETF를 통해 투자자들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향후 눈부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테마가 리스크를 보상할 정도의 높은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으로 테마 ETF를 선정하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을 정리해 보았다.

첫째, 테마에 대한 판단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근거해야 한다. 테마 ETF의 과거 성과보다는 테마가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는지, 해당 ETF가 테마에 적합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지 등 미래 가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다수 테마 ETF는 아직 운용 기간이 짧아 성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비즈니스 사이클을 넘어서는 구조적인 변화에 투자하기 때문에 테마를 평가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뤄지는 테마 ETF 투자는 이와 달라 보인다. 테마 ETF는 테마에 대한 관심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 출시되기 때문에 수익률이 급락한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테마 펀드 가운데 60%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된 만큼, 과거가 아닌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테마의 폭을 넓히는 것이 유리하다. 모든 유행이 그렇듯 투자 테마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게 된다. 경제 여건과 정부 제도의 변화, 기술의 발전 등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테마가 태어난다. 예측하기 힘든 소비자들의 관심사 변화도 테마의 부침을 만들어 낸다. 시간이 지나 투자 테마가 기대에 부응해 현실화되고 사회적으로 폭넓게 받아들여진다면 테마는 점차 정형화된 섹터로 수용될 수도 있다. ETF의 테마가 일시적인 유행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하는지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테마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너무 초기이거나 지나치게 특화된 투자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것보다 테마의 커버리지를 넓혀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테마 ETF는 핵심적인 부분이 아닌 위성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전체 시장에 투자하는 ETF로 핵심 포트폴리오를 먼저 구축하고, 테마 ETF는 이를 보완해 알파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테마 ETF가 특정 아이디어에 집중해 투자하는 부분은 장점인 동시에 리스크이다. 전체 주식시장이 아닌 차별화된 아이디어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위험이 분산되지 않아 높은 변동성을 겪기 때문이다. 충분히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이후에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테마 ETF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테마 etf#미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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