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에어서스펜션 기능을 저렴하게… 현대모비스, 전동 유압식 ‘車 높이 자동조절장치’ 개발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3월 5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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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최대 60mm 높이 조절
전기차 배터리 보호·주행안정성 개선 기대
“에어서스펜션보다 저렴하게 동일 기능 제공”
현재 시험車 내구성·기능 신뢰성 평가 진행
60년대 선보인 유압식 서스펜션 회귀

차 높이 조절이 가능한 유압식 서스펜션이 적용된 시트로엥 DS19(1960년식)
차 높이 조절이 가능한 유압식 서스펜션이 적용된 시트로엥 DS19(1960년식)
현대모비스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전기차 배터리를 보호하면서 승하차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차량 높이 자동 조절 시스템을 선보인다. 에어 서스펜션과 기본적인 기능은 비슷하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고급차에만 적용됐던 높이 조절 서스펜션 시스템의 대중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높이 자동조절(ELC, Electronic Leveling Control) 시스템’을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ELC 시스템을 시험용 차에 장착해 기술 신뢰성과 부품 내구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맞춰 위나 아래로 최대 60mm까지 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에어서스펜션과 비슷한 기능이지만 전동식 유압 펌프 장치를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한다. 유압 장치를 이용해 전륜과 후륜, 네 바퀴 모두에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유압식 서스펜션은 지난 1955년 시트로엥이 DS19를 통해 선보인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당시 험로 주행안정성과 편안한 승차감이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0년대에 롤스로이스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에어서스펜션은 시트로엥의 유압식 서스펜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장치다. 유압식 서스펜션으로부터 시작된 에어서스펜션이 진화를 거듭한 IT기술과 융합돼 다시 유압 방식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에어서스펜션
에어서스펜션
차 높낮이는 주행속도와 적재량 등을 센서가 감지해 자동으로 조절된다. 필요에 따라 사용자가 수동으로 높이를 설정할 수도 있다. 향후 전방 노면 스캔 카메라, 내비게이션 정보 등과 연동해 차 높이를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현대모비스 측은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전기차의 경우 차 높이 조절을 통해 차체 바닥에 장착된 고전압 배터리를 보호할 수 있다. 높이를 높여 도로 연석이나 비포장도로 등 거친 노면에서 차체 하부가 긁히거나 손상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높이를 낮추면 고속 주행 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고 무게 중심을 낮춰 보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에 도어 개폐 정보와 연동해 사람이 탑승하거나 짐을 싣거나 내릴 때 편의를 높일 수도 있다. PBV에 이 기능을 적용하면 차량 이용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정훈 현대모비스 안전부품랩장 상무는 “고가의 에어서스펜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능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기차나 PBV 뿐 아니라 고성능차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기술로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 역량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센서와 제동, 조향, 현가, 램프 등을 결합한 모빌리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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