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도 가격전쟁…전기차 주가 일제히 급락 [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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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빅테크의 실적 발표, 그리고 고용보고서까지. 대형 이벤트들을 앞두고 있는 미국 증시가 주춤했습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 -0.77%, S&P500 -1.30%, 나스닥지수 -1.96%.

경계감 때문이겠죠. FOMC 정례회의 결과는 2월 1일(한국시간 2일 새벽) 나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걸로 예상하는데요. 늘 그렇듯 기준금리 인상폭 자체보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죠. 파월 의장이 이번에도 또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아 시장을 흔들지 않을까를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1월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상승해왔던 증시가 연준을 앞두고 움츠러든 이유이죠.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팀은 이렇게 경고합니다. “투자자들이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기본 규칙을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주가 상기시켜 줄 겁니다.”

이번주는 실적 시즌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합니다. 1월 31일 제너럴모터스∙화이자∙맥도날드∙엑슨모빌, 2월 1일엔 메타(페이스북), 2일엔 알파벳∙아마존∙애플∙포드∙스타벅스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투자자들에겐 상당히 바쁜 한주가 되겠군요.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중 29%가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과거 5년 평균(77%)과 비교할 때 영업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웃도는 비율(69%)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예전보다 실적이 약하다는 뜻이죠.
포드는 순수전기차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포드 홈페이지
오늘 증시에선 전기차 관련주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이날 포드자동차는 전기차 머스탱 마하-E 크로스오버 가격을 최대 8.8%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가 차값을 내리자 맞불 작전을 벌이는 거죠. 포드 측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차량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는데요. “우리는 누구에게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게 포드 전기차 사업부 최고고객책임자 이야기.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건데요. 포드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이긴 하지만 점유율은 고작 7.6%입니다. 테슬라(65%)와 격차가 상당하죠. 특히 머스탱 마하-E는 테슬라 모델Y와 경쟁하는데요. 테슬라가 모델Y 가격을 6만6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로 대폭 내리자, 포드도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테슬라와 달리 전기차 시장 후발주자인 포드가 전기차 가격을 내리고도 마진을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날 증시에서 포드 주가는 2.86% 하락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도 6.32%나 빠졌고요. 다른 신생 전기차 업체들 주가는 더 크게 충격을 받았는데요. 리비안은 -9.03%, 루시드그룹은 -8.7%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더 작은 전기차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겠죠. 카누는 -11.59%, 패러데이퓨처 -9.87%, 피스커 -9.67%, REE오토모티브 -5.99%, 아키모토 -6.76%. 가뜩이나 대량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선발주자들의 잇따른 가격 인하로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생겼으니까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가격인하가 광범위한 전기차 가격 전쟁을 일으킬 거라고 봤는데요. 이달 초 그는 “(테슬라의) 경쟁업체들은 전기차를 팔아도 이익이 극도로 적거나 오히려 손해 보는 경우도 있다”면서 “테슬라의 가격인하가 비즈니스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3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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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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