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이자’ 적금에 1000억 몰렸다…축협 “해지해달라”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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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7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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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지역 축산농협이 고객에게 보낸 사과 문자. 트위터 갈무리
경남의 한 지역 축산농협이 고객에게 보낸 사과 문자. 트위터 갈무리
경남의 한 지역 축산농협(축협)이 연 10% 이자의 적금 상품을 비대면으로 잘못 판매했다가 고객들에게 “가입을 해지해 달라”며 읍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7일 A 축협은 지난 1일 0시부터 연 10% 이자의 적금 상품을 대면과 비대면(인터넷·모바일)으로 판매했다. 당초 해당 상품은 ‘10억 원 한도’로 ‘대면 가입’으로만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직원의 클릭 실수로 비대면 가입이 허용됐으며, 한도 역시 1000억 원으로 설정됐다.

A 축협은 해당 상품의 특판 소식을 따로 홍보하지 않았지만 정보가 블로그나 카페 등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해당 적금에 가입하게 됐다. 특히 한 사람이 여러 계좌를 개설할 수 있어 순식간에 5000계좌 이상, 1000억 원 이상의 예수금이 들어왔다.

이를 파악한 A 축협 측은 같은 날 오전 9시경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미 준비했던 예산은 바닥나고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의 이자를 물게 된 상황. 강제 해지도 할 수 없어 A 축협은 현재 고객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돌려 적금 해지를 부탁하고 있다.

A 축협 측은 메시지에서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적금 10% 상품이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피땀 흘려 만든 축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문자를 보낸다”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7일 오후 3시 기준 전체 가입자 가운데 20% 정도가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협 관계자는 “현재 관리자급 직원들이 전화와 문자를 돌리고 있다”며 “이 상태로는 경영에 큰 어려움이 불가피해 계속 해지를 독려하겠다”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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