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바이오센서, 美 의료기기 업체 2조원에 인수…국내 최대 M&A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8일 13시 40분


국내 체외진단 전문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함께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 원에 인수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해외 판로 개척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8일 SJL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메리디안 지분 100%를 약 15억 달러(약 1조9500억 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분 60%, SJL파트너스가 40%를 각각 보유한다.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한 미국법인 자회사가 메리디안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최종 인수가 완료될 예정이다.

1977년 설립된 메리디안은 미국 신시내티에 기반을 두고 있는 체외진단기 제조·판매 기업이다. 코로나19 유행 때 진단시약 등을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한 코로나 수혜 기업이기도 하다. 또 헬리코박터균이나 대장염증균 등 소화기 감염 진단플랫폼에 강점을 가지며 해당 분야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앞으로 메리디안의 북미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측은 “메리디안의 강점은 바로 우수한 인허가 능력”이라며 “56년간의 인허가 노하우로 최근 5년 사이 8개 제품을 FDA에 등록시켰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의 미국 FDA 승인 가속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또 메리디안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독일, 영국, 캐나다 생산시설을 확보해 현지 생산이 가능해지고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대한 투자비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가진 연구개발(R&D) 능력과 대량생산 노하우, 메리디안 북미 영업망과 FDA 인허가 능력, SJL 파트너스의 인적관리 노하우를 통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현장 진단시장에서 세계 3위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1999년 설립된 에스디바이오센서 역시 코로나 수혜 기업으로 신속항원 진단키트 전세계 판매량 1위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진단키트는 2020년 9월 세계 최초 세계보건기구(WHO) 긴급 사용 승인 허가를 받아 전세계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또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해외 진단기기 유통사 및 제조사를 인수해왔다. 지난해 11월 브라질의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470억 원에 인수했고 올해 독일의 베스트비온을 162억 원에, 이탈리아의 리랩을 619억 원에 각각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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