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중국 현지에서 제조시설을 영위해 얻을 수 있었던 기존 이점이 다수 사라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분쟁에 따른 고율 관세, 내수 중심 정책, 현지 인력 인건비 증가 현상이 이 시기에 두드러졌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고강도 코로나19 봉쇄정책을 펼치며 안정적인 기업활동도 어려워졌다. 일례로 삼성전자 시안 메모리 공장에선 지난해말 중국 봉쇄정책으로 인해 한 달 가까이 감산이 이어졌다.
공장을 남겨둔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도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미·중 패권 다툼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사업에서 강도를 더해가는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 세계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평택3라인 가동을 앞두고 있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0조원을 투자한 제2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라는 점 역시 이러한 세계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 현지 임직원 절반이 줄어드는 기간에 국내 임직원 수는 9만3000명에서 11만1126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고, 북미ㆍ중남미 지역에선 2만5000명대가 유지됐다.
탈중국 현상은 삼성전자만의 일은 아니다. 주요 제품의 95%가량을 중국에서 만들어온 애플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겪은 이후 인도와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생산거점 다변화에 나섰다. 위탁생산 업체에 중국 외 지역 생산량을 늘릴 것을 요청하는 식이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은 이미 인도에 아이폰 공장을 완공해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현지 공장을 둔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공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사전 조율이 미흡한 상태에서 봉쇄가 이뤄지는 일도 부지기수”라며 “현재는 봉쇄가 풀리긴 했지만 예상할 수 없는 변수를 항상 남겨둔 상태에서 사업을 하고 싶은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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