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10년래 최고…2년물 사상 첫 3% 돌파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0일 17시 55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국고채 2년물 금리도 19bp(1bp=0.01%) 가까이 뛰어 오르는 등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는 1~3년 단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 오르는 등 전 구간 상승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장 마감 기준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04%포인트 오른 3.275%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일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3.232%)를 넘어선 것으로, 2012년 7월 4일(3.28%)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국채 3년물은 장중 3.285%까지 올라갔다.

국채 2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189%포인트 오른 3.071%에 마감했다. 국채 2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10일 첫 발행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1년물 역시 전장대비 0.056% 오른 2.290%로 마감해 연중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다. 5년물은 전장대비 0.038%포인트 오른 3.452%를 기록했다. 지난 7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3.502%)은 넘지 못했다. 10년물 금리도 전장대비 0.024%포인트 오른 3.495%에 마감했다.

20년물은 0.066%포인트 오른 3.404%로 마감해 지난 7일(3.385%)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넘었다. 2014년 6월 19일(3.427%)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공행진을 해 오던 채권 금리 3년물은 지난달 24일 2.967%로 2%대로 내려간 후 5거래일 연속 2%대를 유지해 왔다.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1일에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내용이 담긴 한국은행 블로그가 첫 공개 되면서 다시 3%대로 올라선 바 있다.

전날인 9일에는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열어 두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면서 채권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038%포인트 내린 연 3.171%로 마감했다.

국채 금리가 이날 다시 큰 폭 오른 것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10일 열린 ‘창립 제72주년 기념사’에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역할을 강조한 영향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며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커진 점도 영향을 줬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6월과 7월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임이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채 금리가 단기물 중심으로 큰 폭 오름세를 보였는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총재가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를 7, 8월에 연속 인상할 것이란 기대가 기정 사실화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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