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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뉴욕 왕복 410만원… “방역탓 운항 못늘려 가격 껑충”

입력 2022-05-26 03:00업데이트 2022-05-2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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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수요 폭증 속 공급부족
뉴시스
다음 달 결혼하는 김모 씨(33)는 미국 시카고로 신혼여행을 준비하다 항공권 가격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전인 2019년 말 갔을 때만 해도 왕복 180만 원 수준이던 가격이 350만 원대로 2배 가까이로 폭등한 탓이다. 김 씨는 “항공권 가격이 예산을 많이 초과해 신혼여행지를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 조짐이 보이는 데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매일 치솟는 해외 항공권 가격이 여행객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방역 목적으로 야간 비행을 금지하는 등의 ‘운항 규제’를 완화하고 무비자 입국도 재개해 여행객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여행 가격 비교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7월 초 ‘인천∼미국 뉴욕’ 노선의 왕복 항공권(직항, 국적기 기준)의 가격은 최고 410만 원까지로 치솟았다. 2019년 100만 원대 중반이었던 가격이 200만 원 넘게 뛴 셈이다. ‘인천∼호주 시드니’ 노선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가격의 2배 수준인 200만 원대로 뛰는 등 주요 도시 항공편 가격이 급등했다.

국제 항공권 가격 급등의 주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인천공항의 해외 항공 좌석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유럽은 해외 항공 좌석이 323.0% 급증하는 등 전 세계 증가율이 평균 198.2%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커퓨(오후 8시∼다음 날 오전 5시 비행 금지)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제한 등 방역을 위한 운항 규제 영향이 크다는 게 항공업계 의견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에서 방역 목적의 커퓨를 운영하는 곳은 인천공항이 유일하다”며 “국민 불편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가 합리적으로 완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여행객 부담을 덜기 위해 코로나19 검사 의무도 더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해외에서 한국에 입국하려면 출발지에서 받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나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 게다가 입국 후 3일 내에 추가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미 전 세계 28개국은 출발 전 음성확인서가 아예 필요 없고, 우리와 직항 노선이 있는 59개국 중 42개국(71%)은 입국 후 PCR 검사도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도 비슷한 추세다.


여름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방한 여행객이 많거나 내국인들의 여행 수요가 큰 국가와의 무사증(무비자) 입국을 본격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기준 인천공항 여객의 25%를 차지했던 일본 대만 홍콩이 코로나19 이후 무사증 입국이 중단된 대표적인 나라다.

전문가들은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중 해외 유입 환자 비중이 0.2% 수준에 그치는 만큼 현 수준의 규제가 적절한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출입국 방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수준”이라며 “고사 직전인 항공·여행업계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까지 빠른 시일 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해외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만큼 해외 입국자 방역 완화는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국내 상황을 종합 고려한 단계적인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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