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른다는데, 닭 튀기기 겁난다”…3개월 사이 63% 뛴 식용유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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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3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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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식용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씨 생산 세계 1위이고 카놀라유 원료인 유채 생산 규모는 세계 7위다. 국내에서는 이미 업소용 식용유를 중심으로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이다. 2022.3.28/뉴스1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식용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해바라기씨 생산 세계 1위이고 카놀라유 원료인 유채 생산 규모는 세계 7위다. 국내에서는 이미 업소용 식용유를 중심으로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상황이다. 2022.3.28/뉴스1
#. 서울 서대문구에서 10년 째 개인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2)는 올해 3월 치킨 가격을 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치킨 한 마리에 만원’이라는 가격을 유지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요리에 쓰이는 식용유(18L)가 지난해 말 3만2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63%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10년 넘게 장사했지만, 이렇게 비쌌던 적은 없었다”면서 “도매상에서 앞으로 식용유 가격이 더 오른다는데 닭튀기는게 겁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식용유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오름세를 보이던 국제 식용유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급 차질을 겪으며 대폭 상승했다.

3일 국가 개황 전문 통계 사이트 인덱스문디(indexmundi)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제 식용유(팜유) 가격은 올해 1월 기준 톤당 1340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5월(576.56달러)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132% 뛰었다. 2010년대 이후 최고점인 2012년 4월(1230달러) 가격까지 근접했다.

수급도 불안정한 상태다. 팜유 주요 생산국인 말레이시아는 노동력 부족으로 곡물 수확량이 급감했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대두유는 가뭄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와 전쟁 여파로 운송길이 막히자 가격은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해바라기 수출의 75%를 차지한다.

국내 식용유 제조업체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사조해표 대두유는 이달 4%, 롯데푸드는 10% 인상을 앞두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식용유 가격 상승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 카페에는 “물가는 오르는데 가격을 올릴 수 없으니 힘이 든다”, “식용유 가격이 1년 사이 두 배가 오르는 게 비트코인과 같다”, “고민하다가 메뉴 가격을 인상했더니, 손님들도 이해하더라”라는 호소글이 대부분이다.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외식 물가 부담으로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특히 식용유를 많이 소비하는 치킨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사이 식용유 가격이 30%나 뛰었다”며 “식용유 제조업체의 가격이 오르면 프렌차이즈 본사의 매입가도 함께 오른다. 일부는 본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본사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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