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퇴직연금 중도인출한 10명 중 4명, 집 사는데 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3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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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12.14/뉴스1 © News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12.14/뉴스1 © News1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10명 중 약 6명은 집 때문에 퇴직금을 찾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급등하자 노후자금까지 활용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하거나 전월세 자금을 마련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0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급 가입 근로자는 664만8000명으로 전년(637만1000명) 대비 4.3% 증가했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근로자는 6만9000명으로 전년(7만3000명)보다 5.1% 줄었다. 중도인출 인원 가운데 주택 구입 이 목적인 사례는 42.3%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장기 요양(23.7%), 주거 임차(23.1%), 회생 절차(10.0%) 등 순이었다.

특히 주택 구입을 위한 중도 인출 근로자는 2만9231명으로 전년(2만2023명)에 비해 32.7% 늘었다.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한 중도 인출은 무주택자만 가능하다. 이들은 집을 구매하기 위해 1인 평균 4100만 원 가량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월세 등 주거 임차를 위해 중도 인출한 인원도 1만5966명(23.1%)으로 조사됐다. 중도 인출한 10명 가운데 6명 넘게 집을 사거나 집을 빌리려고 퇴직연금에서 돈을 뺀 셈이다. 반면 장기요양이 목적인 인원은 1만6403명으로 전년 대비 40.2% 줄었다. 통계청 관게자는 “지난해 법 개정에 따라 장기요양 중도인출 규정이 강화된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는 주거 임차, 30, 40대가 주택 구입, 5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 인출이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며 2030세대가 집을 마련하는데 노후자금을 보태 쓰는 현상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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