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 활용하니… 식당 매출 늘고 손님은 할인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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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빅데이터 경영 확산
AI가 아기띠 추천해 반품 낮추고
식당 예약 수요 일주일전에 예측
대기업들도 ‘콜봇’ 등 이용 확대


“아기띠를 S사이즈로 하시면 71% 확률로 적합합니다.”

육아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인 코니바이에린의 홈페이지에서 기자가 신체 정보를 입력하자 이런 메시지가 나왔다. 이 회사의 아기띠 사이즈 추천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키와 몸무게는 물론이고 나이, 즐겨 입는 브랜드와 해당 브랜드 사이즈 등의 데이터를 활용해 아주 작은 ‘2XS’ 사이즈부터 아주 큰 ‘5XL’에 이르기까지 사이즈를 총 10개로 세분해 추천해준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같은 정보기술(IT)을 사업 전반에 활용하는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 사례가 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효율성을 제거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 데이터로 빈 좌석 예측하는 외식업계
유통업계에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을 사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 기반의 예약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테이블매니저의 화면. 전화, 네이버, 카카오톡 등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약 건수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테이블매니저 제공
유통업계에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을 사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 기반의 예약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테이블매니저의 화면. 전화, 네이버, 카카오톡 등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약 건수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테이블매니저 제공
코니바이에린이 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 영향이 크다. 영미권에서는 소비자 간 체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사이즈를 착각해 생기는 반품률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김동현 코니바이에린 이사는 “그간 약 80만 명의 데이터가 모였다”며 “데이터가 모일수록 AI 시스템은 정교한 학습을 해서 고객에게 딱 맞는 사이즈의 제품을 추천해 줄 수 있다”고 했다.

고객 수요에 민감한 외식업계가 특히 데이터 활용에 적극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방역 제한에 따라 고객 수가 시시각각으로 바뀌면서 데이터 예측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인 테이블매니저는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및 음식점 2000여 곳에 AI 기반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 네이버, 카카오톡 등으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활용해 일주일 전에 예약 건수를 미리 예측하고, 빈 좌석을 미리 할인 판매할 수 있게 해준다. 테이블매니저 최훈민 대표는 “레스토랑 점주는 매출을 올리고, 손님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테이블매니저를 통한 올 1분기 이용 온라인 예약 건수는 11만 건으로 지난해 1분기 3만 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 “콜센터에 빅데이터 로봇이 활약”
대기업들은 이미 전사적으로 데이터 경영을 표방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달 2022년까지 전 사업장의 주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DT에 나선다고 밝혔다. 올 7월에는 온라인 식자재 발주 플랫폼인 ‘온리원푸드넷’에 고객의 구매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비슷한 패턴을 띠는 고객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이전에 사용하지 않았던 상품군이나 선호도가 높은 상품군 등을 추천하는 식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고객사는 현재 인기가 많거나 저렴한 상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예 IT기업과 손을 잡기도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 8월 KT와 함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내년 말까지 현대홈쇼핑에 AI 기반의 콜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기초적인 고객 응대를 ‘AI 콜봇’이 담당하고, 매뉴얼화되어 있지 않은 복잡한 질문만 상담사가 답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으로 기존 시장 분석을 하는 건 물론이고 미래 수요까지 예측해야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빅데이터 경영#ai 활용#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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