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키우다가 친환경 캣닢 재배 시작했죠”

조선희 기자 입력 2021-11-11 03:00수정 2021-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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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미래다]
2021 뉴스타 청년농부
①<고로롱> 문현진 청년농부
청년농부 문현진 씨는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재배한 캣닢으로 고로롱 제품을 만들고 있다. 고로롱 제공
세계가 거대한 디지털 전환기에 직면한 시대, 농업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다양한 국가에서 디지털 농업으로 전환하며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농업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변화를 대비해 디지털에 익숙한 청년농을 육성하기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21년 뉴스타 청년농부 공모전’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부의 후원으로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 리얼 비즈니스 활성화와 역량강화를 주목적으로 기획됐다.

이 공모전은 우수한 청년농부에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 그룹과 함께 사업전략 및 마케팅 교육, 온·오프라인 판로개척, 크라우드펀딩, 디지털 마케팅 등의 지원을 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달한다. 공모전에는 총 125명의 청년농부가 지원했으며 서류 심사, 농산물 품평회, 비대면 면접을 거쳐 우수한 사업 및 제품 경쟁력을 지닌 ‘뉴스타 청년농부’ 10인이 선발됐다. 이 중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청년농부, 문현진 씨(33)를 소개한다.

길고양이에게 간택 당해 농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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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집사농부로 간택됐어요”

왜 캣닢을 재배하게 됐는지 묻는 질문에 문 씨는 이렇게 답했다. 이전에 도시 생활을 하던 문 씨는 먼저 귀농하신 부모님을 따라 안성의 농장으로 내려오게 됐는데, 어미가 버리고 간 새끼 고양이를 구조하며 길고양이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 후부터 길고양이가 문 씨를 간택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위한 먹거리나 환경에 관심이 생긴 문 씨는 밭 채소를 3년 동안 재배하며 생긴 노하우로 캣닢을 재배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중에 판매되는 캣닢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출처와 성분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요. 출처와 성분을 알 수 없는 상품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기른 캣닢으로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시작한 캣닢 재배는 그녀만의 고집을 담았다. 그녀는 화학비료 없이 자연 친화적인 재배 방식으로 건강한 캣닢을 재배하고 있으며, 하우스 농법으로 매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간편 아이디어 상품 ‘캣닢 스프레이’


고로롱 ‘캣닢 스프레이’. 고로롱 제공
문 씨가 꼽는 고로롱의 대표 상품은 ‘캣닢 스프레이’이다. 직접 운영하고 있는 캣닢 농장에서 재배한 캣닢을 액체 형태로 추출한 이 스프레이는 자사몰에서 꾸준히 잘 판매되고 있는 베스트 상품이다. 이 스프레이를 캣타워나 장난감 등에 사용하면 고양이의 활동량이 많아져 고양이의 효과적인 운동을 돕는다. 또 식욕이 없을 때 사료 주위에 뿌려주면 식욕 증진에도 도움을 주고, 신경 안정에도 효과적이다.

고로롱 ‘캣닢 모래 탈취 파우더’. 고로롱 제공
또 다른 베스트 상품은 ‘캣닢 모래 탈취 파우더’다. 캣닢의 잎과 줄기를 말려 가루로 분쇄해 만든 이 제품은 고양이들의 배설물 냄새를 억제하여, 깔끔한 고양이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청결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다. 현재 아이디어스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세상 모든 고양이가 행복한 그날까지


캣닢 농장에서 재배한 ‘캣닢’. 고로롱 제공
그녀가 꾸는 큰 꿈이 있다. 바로 세상 모든 고양이들의 행복이다.

길고양이 개체 수 유지를 위해 지자체와 동물 보호 단체에서는 TNR(중성화수술 후 방사하는 작업)를 시행하고있다. 이 TNR는 1회에 20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크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문 씨는 판매된 수익금 중 일부를 TNR에 힘쓰는 보호 협회에 매달 기부하고 있다.

“중성화 수술은 사회적으로도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임신과 출산으로 고통받는 고양이의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해요.”

캣닢에 피임 유도 성분이 일부 함유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 후 캣닢을 이용한 사료를 연구하고 있다. 길고양이들의 피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녀는 재배 규모를 확대해서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더 나아가 마을기업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고양이가 고통 없이 행복할 그날까지, 저의 도전과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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