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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비수기에도 전세 품귀… 노원 780채 단지 딱 1채뿐

입력 2021-08-16 03:00업데이트 2021-08-1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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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이후 계절 초월 수급난 코로나 재확산-휴가철에도 여전
노원-양천 학원 밀집지 전세 절벽, 매물 나와도 가격 수천만원 껑충
가을 이사철 전세난 더 심해질 듯
전세보증보험 의무화도 큰 변수
15일 서울 노원구 중계청구3차아파트. 780채 규모로 비교적 큰 단지지만 거래 가능한 전세 물건은 1채뿐이었다. 7월 말만 해도 이 아파트 전세는 8억4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그보다 6000만 원 오른 9억 원이었다. 학원이 밀집해 있는 은행사거리에 있어 학부모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전세가 나오면 금방 거래로 이어진다.

이 일대에는 아파트 7000채 이상이 밀집해 있지만 자녀를 키우는 가족이 입주할 만한 20∼30평대(전용 60∼80m²) 전세는 60∼70건 정도에 그친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나마 있는 매물도 호가가 직전 거래가보다 수천만 원 오른 채 나와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는 데다 여름 휴가시즌인데도 서울 전세난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 여름은 사람들의 이동이 적어 전세시장 ‘비수기’로 불리지만 지난해 임대차3법 도입 이후 서울 임대차시장은 계절과 상관없이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노원, 양천구 등 교육환경이 양호한 지역에서는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역시 1만 채에 가까운 1∼6단지 아파트에서 20∼30평대 전세 물건은 30건 정도뿐이었다.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양천구 최근 전세 물건 수는 6월과 비교해 40% 가까이 감소했다. 목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교육환경을 보고 이사를 하는 부모들의 경우 보통 아직 물건 등록이 되지도 않은 전세 물건을 미리 선점하는 방식으로 거래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4% 올랐다. 전주 상승률 0.17%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 전세가 시세가 계속 오르는 터에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가을 전세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간임대주택법 개정으로 18일 이후 체결되는 등록임대사업자의 전월세 계약은 임대사업자인 집주인이 전세보증보험에 반드시 가입하고, 보증보험료의 75%를 부담해야 한다. 보험료는 보증금에 비례해 매겨지기 때문에 집주인들로서는 전세보다 월세를 종전보다 선호하게 될 수 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전세 공급이 더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전세 기간이 남았지만 세입자와 협의해 18일 전으로 계약일을 명시해 갱신계약을 했다”거나 “다음 계약 때는 월세를 끼고 계약하겠다”는 집주인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주택 전문가들은 매매가격 상승이 전세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전세가격이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새로운 공급계획을 내놓지만 입주까지는 시차가 있어 공급 부족 우려가 여전하고, 전세 매물 부족까지 가중되며 수요자들의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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