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 2조…향후 ‘제2 머지포인트 사태’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5일 2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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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명이 가입한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로 소비자와 가맹점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머지포인트와 같은 선불전자지급서비스에 물린 선불충전금이 2조 원으로 불어나 향후 비슷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불업체들은 금융당국의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어 도산할 경우 이용자들이 충전금을 날릴 수 있다.

선불충전금을 보호하는 법 개정안은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권한 다툼 속에 9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부처간 갈등 탓에 소비자 보호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15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와 같은 선불업체가 보관하고 있는 선불충전금 잔액은 2014년 말 7800억 원에서 2020년 9월 말 1조990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2조 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선불충전금은 카카오페이, 쿠팡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선불업체에 대금 결제나 포인트 사용을 위해 미리 송금해 보관하는 돈이다. 선불업체에 미리 돈을 맡겨두면 나중에 쉽게 결제할 수 있어 잔액이 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해 잔액이 뛰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선불충전금을 받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는 이달 9일 현재 67곳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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