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출조여라’ 연일 주문…은행 더 옥죈다

뉴시스 입력 2021-07-05 10:48수정 2021-07-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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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연일 ‘가계대출 조이기’를 압박하고 나서자,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 축소를 본격화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연이어 주요 대출 상품 판매 중단과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NH농협은행은 오는 6일부터 개인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의 판매도 일시 중단했다. 또 같은달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도 0.2%포인트 낮췄다.

타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관리비 대출, 솔져론, 하나원큐 중금리 대출, 하나원큐 사잇돌 대출 등 4종의 신용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3000만원 초과 한도의 마이너스통장 연장·재약정 시 약정 기간의 한도 사용률 혹은 만기 3개월 전 한도 사용률이 모두 10% 미만일 경우, 최대 20% 한도를 감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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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이같은 대출 축소 움직임은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불필요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여파로 두자릿 수까지 치솟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내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대로 되돌리겠다는 목표치를 내놨다. 우선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5~6% 내외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정부는 지난 1일부터는 전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확대 적용하기도 했다. 기존 대출규제의 이행여부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특히 상환능력에 기초한 대출관행 정착을 위해 금융업권간 규제나 실무 적용상 차이로 인한 빈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압박 강도는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은행권을 향해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이어져 온 저금리 상황 속에서 금리상승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하반기 중 촘촘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내년과 내후년에는 보다 큰 위험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각별한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며 “차주는 변동금리 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을 통해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고, 은행도 상환능력 범위에서 대출이 취급되는 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헀다.

다음날인 2일엔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이 나섰다. 그는 이날 ‘제40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10년 전 당시를 회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수년간 지속돼 온 통화 완화기조가 바뀌는 그야말로 부동산시장에 ‘검은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부터 딱 10년 전인 2011년 기사를 검색해보면 ‘하우스푸어’, ‘깡통전세’ 문제가 가장 심각한 이슈로 등장한다“며 ”2000년대 초부터 2008년 글로벌 위기 직전까지 폭등했던 부동산 가격이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주택에 투자한 이들이 주택가격 하락과 이자부담으로 큰 고통을 받은 뼈아픈 시기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버블이 끝없이 팽창할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이며, 부동산 등의 투자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가계대출 관리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당분간 가계대출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서민금융 등 실수요자금 지원에 집중하기 위해 대출 물량 관리 차원에서 조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1073억원으로 한 달 전(687조8076억원)보다 약 1조2996억원 소폭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 또한 139조294억원으로 538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6월 말 기준 485조7600억원으로 6518억원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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