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에…기업체감경기 두 달 연속 제자리 걸음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25일 0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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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지수는 10년래 최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두 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5월과 같은 88을 기록해 두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 과 향후 전망을 조사화 해 지수화 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인데,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6월에는 제조업 기업은 업황 경기가 개선됐다고 봤지만, 비제조업은 지난달 수준을 유지했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98로, 전달 대비 2포인트 올랐으며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81로 전달과 같았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끌어올린 건 수출이었다. 화학물질·제품(-5포인트) 등이 하락했으나 케이블과 반도체 수요 증가로 전기장비와 전자·영상·통신장비가 각 6포인트, 3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은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이 각각 7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으나 전문·과학·기술,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 등은 각각 6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차질을 빚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개선되면서 제조업 경기가 개선됐다”며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 대란 등으로 상품 수급에 차질을 보이면서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는 낮아지는 등 전체적으로는 답보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7로 3포인트 하락하고, 중소기업은 88으로 8포인트 상승하는 등 격차를 보였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111)과 내수기업(90)이 각 2포인트, 1포인트 오르는 등 체감 경기가 개선됐다.

김 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대기업 업종 비중이 높은 화학제품 등 업종의 경기가 좋지 않아 대기업 체감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 등은 호조를 보이면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을 반영한 ESI는 3.9포인트 오른 109.3을 기록해 4개월 연속 100을 넘었다. 이는 2011년 5월 110.7을 기록한 후 10년 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김 팀장은 “다음달에도 수출은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앞두고 외부활동이 많아지는 등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본격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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