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르면 10월 금리인상 전망…“0.25%P 올릴듯”

박희창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6-25 03:00수정 2021-06-2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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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통화정책 정상화” 못박은 한은
‘저금리에 자산시장 자금 쏠림’ 판단
이주열, 지난달 금리인상 시사 이어 이번엔 ‘연내 인상’ 시점까지 밝혀
전문가 “내년 3월까지 두차례 올려 가계빚-인플레이션 제어 나설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로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하반기(7∼12월) 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불균형이 누적돼 이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0%로 내린 뒤 1년 넘게 동결해왔다.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것은 초저금리 기조 속에 가계 빚이 사상 최대로 늘어난 데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금융 불균형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가계부채에 기업부채까지 더한 민간신용은 국내총생산(GDP)의 216.3%로 1년 전보다 15.9%포인트 급증했다. 실물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소비자물가는 하반기에도 2% 안팎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빨라진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라며 “지금 물가뿐 아니라 금융 안정, 금융 불균형 상황에도 유의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올해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에 비춰 볼 때 상당히 완화적이기 때문에 한두 번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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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이 거듭될 경우 시중금리도 같이 뛰면서 빚을 많이 낸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막대한 돈을 푸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정책이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빚 늘고 집값 뛰자 금리인상 공식화… “10월 0.25%P 올릴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하반기(7∼12월) 금리 인상을 공식화했다. 뉴시스
지난달 말부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인상’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은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 빚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으로 불안해진 금융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총재는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경기와 물가에 대단히 큰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해 한은이 급격한 인상보다는 10월경 한 차례 0.25%포인트를 상향 조정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향후 적절한 시점’에서 ‘연내’ 분명히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데 이어 이달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24일 “연내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하겠다”며 금리 인상 시기를 ‘연내’로 명확하게 못 박았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자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0%로 내렸다. 이에 따라 ‘경기 방어’에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지만 초저금리에 따른 부채 급증, 자산시장으로 자금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금융시스템을 뒤흔들 위험 요인으로 급부상했다.

한은이 22일 처음 공개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58.9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분기(73.6) 이후 13년 만에 가장 악화됐다. 실물경제 대비 자산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자산가격총지수(91.7)도 과거 경제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대출금리가 이미 상승세에 접어든 가운데 가계부채는 매 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3월 말 현재 1765조 원으로 불었다. 1년 새 153조6000억 원(9.5%) 급증한 규모다. 지난해 말 한국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도 1년 새 12.7%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다.

○ “10월과 내년 초 0.25%포인트씩 인상”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올해 몇 월부터, 어떤 속도로 정상화해 나갈지는 경기 회복세와 지금 우려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두 번 올린다고 해도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한 번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10월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단기적 현상인지를 한두 번 더 지켜본 뒤 10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회복 시기에 급격한 인상은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어 일단 0.25%포인트 올리고 시장의 파장을 지켜보며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한은은 2010년 7월부터 1년 새 다섯 차례 금리 인상을 거듭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같은 급격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두 번 올린다고 긴축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은 시장에 두 번까지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두 차례 올리면 가계부채나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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