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 흐름 타고 풍력발전 시장에 거대 바람 일으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8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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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6> CS윈드
풍력발전기 타워 생산 세계 1위 기업 CS윈드

김성권 회장이 충남 천안시 씨에스 윈드 본사에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의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성권 회장이 충남 천안시 씨에스 윈드 본사에서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의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발전 시설은 기둥인 타워, 발전기인 터빈, 바람을 받아 돌아가는 날개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돼 있다. 그 중에서 CS윈드는 세계 최대 풍력발전 타워 제조 기업이다. 2006년에 설립됐다.

풍력발전 세계 시장은 최근 수년 사이 급격히 커졌다. 유럽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거의 모든 지역에서 풍력발전 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해상풍력발전은 최근 몇 년 새 시설 대형화, 기술발전 등으로 발전 비용이 급격히 낮아져 원자력보다 효율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CS윈드는 현재 풍력 타워 제조 분야 세계 선두에 서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순풍을 제 때 탔기 때문이다. 제갈공명처럼 동남풍을 불러일으키는 재주도 전쟁에서 결정적 요인이지만 언제 어디서 동남풍이 불어올 지 미리 짐작하고 이에 대처하는 것도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경쟁력인 셈이다.

CS윈드의 창업자 김성권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 그 중에서도 풍력발전 시장의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확신하고 재빨리 변신한 케이스다. 김 회장은 본인이 직접 건설현장에서 일한 경력을 갖고 있고 자기 사업을 하면서는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 전신)에서 하청을 받아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지었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무렵에 미국 플로리다, 텍사스 등에 화력발전소 굴뚝을 만들어 납품했습니다. 그 때보니 화력발전소 수요는 자꾸 줄고 풍력 태양광 같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신문기사 등을 유심히 보고 정보를 수집해보니 앞으로 이 방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업종전환을 했습니다“

풍력발전시장 ‘게임체인저’로서의 CS윈드의 핵심 경쟁력이라면 첫째, 이 흐름을 적기에 읽고 대처해왔다는 점. 즉 최고경영자의 예지력과 판단력이다. 둘째, 낮은 가격에 품질 좋은 다시 말해 가성비 높은 제품의 생산 및 관리능력이다.

충남 천안 CS윈드 본사에서 김성권 회장으로부터 풍력산업 현황과 CS윈드의 향후 사업계획을 들었다.

-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향후 30년 이상 장기 비전으로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풍력 태양광 원자력 등이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거론할 수 있는데 풍력발전이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가?

”풍력발전이 태양광발전보다 경제성이 더 좋다. 풍력발전기가 대형화되고 내부 성능이 효율화되면서 최근 몇 년사이 해상풍력의 발전 단가가 70%이상 떨어졌다. 바람 자원이 좋은 지역에서는 원자력보다 경제성이 좋다. 얼마 전 영국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접고 풍력으로 바꿨는데 여기에는 경제성이 크게 고려됐다. 20년 전에는 풍력발전기 1개가 1MW 발전을 했는데 12MW까지 커졌다. 4인 1가구가 2KW 사용하고 가동률을 감안한다면 인구 10만명 도시에 풍력발전기 1~2대면 가정용 전기는 모두 커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직은 전체 글로벌 풍력시장에서 해상풍력의 비중이 20%에 못 미치지만 주민 수용성, 풍질 등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할 때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향후 5년 내 크게 성장할 것이다“
김 회장은 본인이 직접 건설현장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여러 나라에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건설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김 회장은 본인이 직접 건설현장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과 여러 나라에 화력발전소의 굴뚝을 건설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는 태양광 풍력이 대표적이고 풍력도 육상 풍력, 해상 풍력이 있다. 풍력발전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태양광은 풍력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또 넓은 장소를 차지해야하기 때문에 환경훼손,주민 수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육상 풍력은 해상 풍력에 비해 설치 비용은 낮다. 육상 풍력은 설치비가 1메가와트당 약 15~20억원, 해상풍력은40~50억원 정도 든다. 그래서 해상풍력 12M면 1기당 총 50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풍력발전 시장은 한국이 약 15GW, 일본이 30GW, 대만도 15GW 정도로 본다. 미국은 훨씬 더 크다. 금액으로 보면 한국만 육상 해상 합해서 40조원대에 이른다. 일본도 60조원. 미국은 100조원 이상이다. 그래서 시장 규모가 조선업의 연간 발주액 40조원 보다 커질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경영자의 판단력, 낮은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의 생산 및 관리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는 김성권 회장.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최고경영자의 판단력, 낮은 가격에 품질 좋은 제품의 생산 및 관리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는 김성권 회장.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최근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했는데

”미국은 그동안 육상 풍력 위주였다. 2023년부터 대서양 연안에 해상 풍력발전 설비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5년까지 30GW(기가와트) 이상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임기 내에 6만개의 풍력 터빈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풍력발전 타워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큰 규모로 진출할 예정이다. 보호무역조치로 시설 공장이 미국에 있어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설 인수와 신설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전망은 어떤가

”중국 내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60탄소 중립 선언과 맥을 같이해 향후 세계 최대 풍력시장이 될 것이다. 중국법인에서 생산된 타워의 40% 정도를 중국 내수 시장에 납품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 납품이 늘면 베트남, 말레이시아, 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으로 유럽 시장에 납품할 수 있어 이들 법인의 수익이 좋아지는 의미도 있다“

-한국의 풍력발전 시장의 현황은 어떤가? 현재 전남 신안에 8.2GW 를 비롯해 풍력 해상발전 프로젝트가 계획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의 현실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CS윈드는 어떻게 참여하는가?

”그동안 우리는 대부분 해외 현재에서 만들어 해외로 수출을 해왔다. 글로벌 풍력발전시장에 비해 한국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한국 정부의 풍력발전 시장에 대한 정책은 불확실성이 많았다. 이번에는 정부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호주처럼 우리의 인근 국가들이 풍력발전의 발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한국도 미룰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 JY중공업을 인수한 것도 이에 대비한 것이다“
씨에스 윈드 본사 입구, 전 세계 생산공장과 지사가 표시된 세계지도 앞에 섰다. 지금까지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해 해외에서 수출해왔다.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씨에스 윈드 본사 입구, 전 세계 생산공장과 지사가 표시된 세계지도 앞에 섰다. 지금까지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해 해외에서 수출해왔다. 천안=이훈구 기자 ufo@donga.com


-CS윈드의 기술 경쟁력은 어떤 정도로 평가받고 있나

“주력 공장인 베트남 공장의 생산성은 독일 미국 어느 공장과 비교해도 자타 공인 세계 1위다. 베스타스, 지멘스 등으로부터 최우선 공급사로 선정됐다.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타워에 들어가는 부품이 수 천 가지다. 해상풍력 타워는 8cm 철판을 동그랗게 만들어 올린다. 얼마나 정교하고 정확하게 만드는가, 페인팅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가 기술력이고 생산성이다. 바람이 센 곳에서 거대한 날개가 돌아가기 때문에 잘 못 만들어진 타워들이 수도 없이 타워가 쓰러진다. 우리는 타워 사업을 시작한 지 17년동안 전 세계에 1만2000개 정도를 납품해왔는데 이제까지 쓰러진 타워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정식으로 품질관련 클레임을 받은 적도 없다. 우리 베트남 공장의 생산성이 100이라면 50도 안되는 곳이 수두룩하다”

-작년 매출이 9691억원이었다. 2024년 매출 목표를 3조원으로 세워두고 있다. 무리한 목표가 아닌가

”기존 사업장에 대한 생산시설 증설과 효율화를 통해 1조5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다. 미국 프로젝트가 계획대로만 진행된다면 1조원 가량의 매출이 더 발생할 것이다. 그 밖에 현재 검토중인 유럽 아시아지역의 신규 확장이 진행되면 추가 매출이 있을 것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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