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대신 전자표결…삼성전자, 사상 첫 ‘온라인 병행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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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7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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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1.3.17  수원=원대연 기자 ufo@donga.com
1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1.3.17 수원=원대연 기자 ufo@donga.com
200만여 명의 동학개미를 품에 안고 있는 삼성전자가 17일 주주총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온라인 중계가 최초로 도입된 주총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엔 수원컨벤션센터 3층 대관했지만, 올해는 주주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해 1층까지 대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주주 수는 215만 명이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컸다. 원래라면 7000석 이상 가능한 면적의 공간이지만, 2m 간격 유지를 위해 1200석의 좌석만 배치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주주가 몰려 입장이 지체되는 상황을 우려해 총회장 앞 주주확인석을 지난해 18석에서 2배 이상 늘어난 48석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주총에는 주주 475명을 비롯해 기관투자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영진을 포함해 총 900명이 자리했다.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 상정됐다.

주주들은 각 안건에 대해 지급 받은 전자표결 단말기로 의사를 표시했다. ‘찬성’ ‘반대’ ‘기권’ 등을 표시할 수 있는 전자표결 단말기로 의사를 집계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주총장에서 흔했던 ‘박수 통과’와 항의하는 고성·불만 없이 차분하게 진행됐다.

아울러 온라인 중계가 병행돼 현장에 오지 않은 주주들과의 소통도 이뤄졌다. 사전신청한 주주 온라인 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주총 전 과정을 지켜보고, 질문 게시판을 통해 직접 질의를 올렸다. 김기남 부회장 등이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다.

주총은 시작한지 3시간18분만인 낮 12시18분에 폐회됐다.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다만 안건 표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일부 주주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한 주주는 이 부회장이 실형을 살고 있는데도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임을 요구했다. 반면 다른 주주는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라며 이 부회장을 옹호했다. 이 같은 문제에 김 부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나 미래 사업 결정 등 이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해 회사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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