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금리 1%P 상승땐 가계 이자부담 12조 늘어

  • 동아일보

신용대출 억제로 우대금리 줄어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인상
자영업자, 추가부담 이자 5조 넘어

가계대출이 160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12조 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말 가계대출 잔액(1630조2000억 원)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늘어나는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72.2%라는 점을 전제로 산출됐다. 고소득층인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를 제외한 나머지 가계의 이자 부담은 전체의 56%인 6조6000억 원으로 분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가 5조2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자영업자 대출 규모(777조4000억 원)를 기준으로 자영업자의 모든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를 가정한 수치다.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이 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빠르게 오르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1일 기준 연 2.52∼4.04%다. 지난달 25일과 비교하면 최저 금리가 2주 만에 0.18%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연 2.61∼3.68%(1등급·만기 1년 기준)로, 지난해 7월 말(1.99∼3.51%)보다 최저 금리가 0.62%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는 이유에 대해 “장기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 산정 기준인 지표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데다 신용대출 억제를 위한 정부 규제가 강화돼 우대금리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출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면 가계대출이 부실화되고 현재의 부동산과 주식 가격에 낀 거품이 빠르게 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대출#금리#이자부담#12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