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회장 추대…4대그룹 총수로는 처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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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1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오전 9시 회의를 열고 최 회장을 박용만 회장 후임으로 단독 추대했다. 최 회장이 이를 수락하고, 다음달 대한상의 의원총회 등을 거쳐 최종 회장직을 맡는다면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이 되는 역대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대한상의 회장직의 임기는 3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보통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겸한다. 2013년 8월부터 대한상의를 이끌어왔던 박용만 회장은 올해 3월 임기를 마친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오늘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하기로 만장일치 결정을 했다”라며 “후보직 수락 요청을 할 예정이며 최 회장이 수락을 하면 절차를 거친 뒤 선출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에게 상의 회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묻는 질문에 ”(현재) 4차 산업 시대가 오고 있는 변곡점“이라며 ”우리나라 경제를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분이다. 평소 상생이나 환경,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분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도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최 회장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들어 4대그룹 총수의 ‘맏형’으로서 공식·비공식 모임을 주도하고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 기업의 사회적 가치 등 ‘새로운 역할론’을 꾸준히 강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전국에 73개의 상공회의소를 두고, 약 18만 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대한상의 내부적으로는 첫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으면 경제단체로서 더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선 상대적으로 중소·중견 기업의 목소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18만여 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상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규제 개선 등과 관련해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기업 경영에 직간적적 영향을 미치는 각종 법·제도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도 적잖다“라며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을 이끌어 온 최 회장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목소리를 어떻게 조율할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대한상의 회장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공식적인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아왔다.

다만 지난해 10월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강연 자리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새로 쓰고 싶다. SK (회장이) 아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다“라며 ”기업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한 이 말을 두고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수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관측이 많았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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