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일상 바꾸는 혁신기술에 집중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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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랜드 크루거 다이슨 CEO
취임후 국내언론 첫 인터뷰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요소를 없애는 기술이나 자연광을 추적해 최적의 조명을 찾는 기술같이 일상을 바꾸는 혁신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다이슨의 전략입니다.”

14일 롤랜드 크루거 다이슨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동아일보와의 단독 서면 인터뷰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시장 전망에 대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크루거 CEO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이슨은 선풍기와 청소기, 헤어드라이기 같은 생활가전에 혁신을 불러온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2025년까지 로봇공학 등 첨단기술 분야 연구에 27억5000만 파운드(약 4조587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또 이달 15일 서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등 비대면 강화 추세에 역행하는 전략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크루거 CEO는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바로 지금이 고객들을 위해 제품의 성능과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다이슨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전력, 배터리, 센서, 비전 시스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에 중점을 두고 엔지니어와 과학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슨은 2019년 3조 원 이상 투자했던 전기자동차 프로젝트를 포기한다며 ‘실패’를 자인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미래 기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크루거 CEO는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으로 미쓰비시, 다임러그룹, BMW그룹 등을 거친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취임 첫해 맞이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가장 최우선 과제는 “직원들의 안전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매장이 문을 닫고, 제품 배송이 중단될 위험 속에서도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헤어케어 제품인 다이슨 코랄TM 헤어 스트레이트너 등 10가지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했다”며 “온라인 라이브 시연 등 비대면 체험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다이슨 고객들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팬데믹의 한가운데서 다이슨은 450명의 엔지니어를 동원해 신속하게 응급의료용 인공호흡기를 생산해 영국 정부에 지원했다”며 “다이슨의 기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쏟은 에너지와 노력 그 자체로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이슨은 이달 15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인 ‘데모 스토어’를 열며 국내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소규모로 입점해온 기존과는 달라진 전략이다. 323m² 면적의 데모스토어는 제품 사용 방법 등을 설명하는 직원들이 상주한다.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기 등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은 물론이고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등 평소에 눈으로 효과를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기술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판매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한 셈이다.

비대면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크루거 CEO는 “팬데믹 와중에도 고객들은 여전히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매장에서 직접 보고 체험해보고 싶어 한다”며 “지난해 2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올해 서울뿐만 아니라 바르셀로나, 베를린, 시드니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도 데모 스토어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혁신기술#다이슨#롤랜드 크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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