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R&D에 17조 투자… 반도체-AI-5G 등 미래기술 혁신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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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에 파운드리 생산라인 구축
전 세계 7개 AI연구센터 운영… 핵심인재 확보로 선행연구 강화
지난해 4월 국내 첫 5G 상용화
미국-일본-호주 등에 장비 공급… 6G 글로벌 표준화 기술 개발 선도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연구개발(R&D) 비용 등으로 17조1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기술 혁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미중 무역갈등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들이 산적하지만 선제적인 투자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5월 경기 평택에 새로운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고, 6월에는 메모리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투자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삼성전자가 경기도에 새로운 파운드리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 것은 극자외선(EUV) 기반 최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화성 S3 라인에서 반도체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한 이후 올해 V1 라인을 통해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공사를 시작한 생산시설이 내년 하반기(7∼12월) 가동을 시작하면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반 제품의 생산 규모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신규 응용처가 늘어나면서 초미세 공정 중심의 성장이 예상된다. 정은승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5나노 이하 공정 제품의 생산 규모를 확대해 EUV 기반 초미세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와 지속적인 인력 채용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탄탄한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2018년 8월 3년간 18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130조 원은 연평균 43조 원씩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약속은 진행 중이다. 지난해까지 삼성이 각종 시설 및 R&D 등에 투자한 금액만 110조 원, 올해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있어 목표치 180조 원에 차질 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 각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해 AI 관련 선행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5개국에 7개의 AI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6월에는 AI 관련 세계적 석학 승현준 교수를 선행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에 내정하는 등 AI 핵심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이 5월 외부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고 밝힌 후 첫 영입 사례다.

5G 분야에서는 지난해 4월 대한민국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통신 상용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세계 1위 통신사업자 미국 버라이즌과 역대 최대 규모인 7조9000억 원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5G 리더십을 확인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룬 자신감을 바탕으로 6G 미래 기술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미래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 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들어 ‘현장 경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코로나19 이후 대응과 미래기술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수원에 위치한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과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6월에는 경기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반도체(DS) 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미래전략을 점검했다. 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도 찾아 소비자가전(CE) 주요 경영진과 생활가전 간담회를 갖고 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을 논의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이 부회장은 베트남, 네덜란드 등을 찾아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나갔다. 이달 초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최고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3일(현지 시간)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판덴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났다. 양사는 EUV 장비 공급 계획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기술개발 협력에 대한 의견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0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은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서 신규 사업을 개척하고, 서비스를 창출해나가고 있다. 1월 삼성전자는 5G·롱텀에볼루션(LTE) 망설계 최적화 전문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6년 11월에는 전장사업 본격화를 위해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M&A는 2018년 선보인 차량용 디지털 콕핏이라는 제품으로 결실을 맺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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