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맛 사로잡은 ‘K 매운맛’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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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시즈닝’ 올해 1만통 수출… 절반이 아마존 통해 북미 시장서
고추장, 106개국서 425억 팔아
쉐이크쉑은 고추장 햄버거 내놔

해외 시장에서 현지화한 한국의 매운맛 양념, 소스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치와 떡볶이, 고추장불고기 등 매운 요리들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면서 이를 요리에 접목하려는 해외 소비자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스타트업 푸드컬쳐랩이 만든 조미료 ‘김치시즈닝’(사진)은 올해 6월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후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1만 통이 넘게 팔려나갔다. 이 중 절반은 아마존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판매가 이뤄졌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에서도 인기가 많다. 김치에 들어가는 17가지 식물성 원료를 배합해 파우더 형태로 만든 이 제품은 지난달 아마존의 글로벌 칠리소스 부문에서 일본 ‘시치미’를 제치고 300여 개 제품 중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한류 콘텐츠로 김치에 관심이 높아진 미국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 조미료’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전통 양념인 고추장은 올해 9월 누적 수출액이 3797만 달러(약 425억2640만 원)로 지난해 전체 규모(3766만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 대상 국가도 56개국에서 106개국으로 늘었다. 고추장 수출 1위 기업인 대상(순창고추장)은 내수용보다 더 묽고, 튜브형 포장으로 해외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수출용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고추장은 이달 12일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총회에서 세계 규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한국 음식이 코덱스 세계 규격으로 채택된 건 김치와 인삼 제품에 이어 세 번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덱스 규격에 채택되면 해당 식품을 수출할 때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고추장 수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추장의 인기는 외식업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쉐이크쉑은 9월 한국에서 고추장을 치킨, 패티에 더한 제품을 출시했다. 한국 쉐이크쉑을 운영하고 있는 SPC 관계자는 “다른 국가로도 고추장 메뉴 출시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k소스#김치시즈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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