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3분기(7∼9월) 증권가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거둔 것은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주력 사업의 고른 활약 덕분이다. 한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소비활동이 되살아나며 건조기, TV, 스마트폰 판매가 전 분기 대비 크게 늘었고 데이터센터, PC 중심의 반도체 수요도 견조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8일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에 달하는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은 것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해외시장마다 제각각 소비 트렌드가 급변했는데 삼성전자가 능동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운영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1조9500억 원) 대비 갑절이 넘는 약 4조6000억 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사업부문도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상반기에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국내 시장만 보더라도 재택근무 등이 늘면서 ‘집 안’에 투자하는 소비활동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월 한 달 동안 역대 최고 건조기 판매 실적을 달성했고 비스포크 냉장고의 인기에 힘입어 상반기 냉장고 사업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5인치 이상의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판매량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트북,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두 자녀를 둔 한 기업 임원은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기존에 있던 노트북 외에 1대를 추가 구매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문은 2분기와 비슷한 5조5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제품 가격이 소폭 하락했지만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 직전 반도체 재고를 쌓아두기 위해 반도체를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출하량이 단기적으로 증가한 요인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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