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8만 가구, 재산세 30% 올라…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17시 09분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모습. 2020.7.14 © News1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모습. 2020.7.14 © News1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신축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김 모씨(59)는 올해 납부해야 할 보유세(재산세+지방교육세 등)가 134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30만 원 정도 증가했다. 본인 소유 전용면적 59㎡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5억2700만 원 수준에서 올해 6억5200만 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김 씨는 “지금은 재산세를 감당할 수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3년 전 입주 시점부터 공시가격이 매년 1억 원 내외로 오르고 있어서 재산세 부담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올해 서울 내 공시가격 6억 원이 넘는 주택을 보유해 재산세 상승 폭이 세 부담 상한선인 130%까지 오른 경우가 58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원구와 강동구 등 중저가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 가구가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연이어 발표한 부동산 정책의 여파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공시가도 현실화 정책으로 오르면서다.

20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에게 제출한 ‘2017~2020년 서울 재산세 세 부담 상한 30% 부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납부해야 할 주택 재산세가 세 부담 상한(130%)까지 오른 가구는 총 57만6294곳으로 집계됐다. 2017년(4만541가구)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산세를 상한까지 부담하는 가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노원구다. 2017년에는 2곳에 불과했다가 올해는 2198곳으로 증가했다. 이들 가구가 낸 재산세 합계는 87만 원에서 12억7967만 원으로 뛰었다. 이어 △강동구 623배(세액 1158배) △광진구 592배(세액 851배) △동대문구 507배(세액 443배) 등의 순이다.

강남구는 2017년 2만2646곳에서 올해 11만4256곳으로 5배(세액 14.4배) 늘어났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강남구에 재산세 상한 부담 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9491건에서 8만2988건으로 8.7배(세액 24.7배) 증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중저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실거주하는 사람들은 집을 팔아서 시세 차익을 실현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소득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일 년에 내는 재산세가 급증하면 가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