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前… 강남권 ‘로또 청약’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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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단지 관심 커져

이달 29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등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분상제를 피하는 ‘막차 분양’에 나섰다. 이들 단지는 입지 조건이 뛰어난데다 주변 시세보다 낮아서 ‘로또 청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의 경우 일반분양가를 두고 조합 구성원 간에 갈등을 겪는 등 구체적인 공급 시기가 여전히 불투명한 곳도 있다.

13일 부동산 정비업계에 따르면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2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1일 해당지역 1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1월 입주 예정으로 지하 4층∼지상 35층, 74개 동, 6702채(일반분양 1235채) 규모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올 초만 해도 상가가 제공한 대지 가격 결정을 두고 상가와 조합 간 갈등이 빚어졌지만 올해 2월 양측이 극적인 합의에 이르면서 분상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미 9일 입주자 모집 공고에 나섰다. 당첨자 발표는 29일이다.

분상제 시행 전 사업에 박차를 가해 분양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단지들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이달 9일 관리처분변경 총회를 열고 관리처분계획변경안을 의결했다. 아직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일반분양가 협상을 마무리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분상제를 피한다면 3.3m²당 4000만 원 후반으로 일반분양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 단지 시세의 절반 수준의 가격이다. 조합 관계자는 “HUG의 제시안이 분상제를 적용받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라며 “분상제라는 급한 불부터 피한 후에 10월경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는 재건축 후 최고 35층, 2990채 규모(일반분양 225채)로 탈바꿈한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원펜타스’도 분상제를 피하기 위해 절차를 막바지 조율 중이다. 최고 35층, 아파트 6개 동, 641채 규모로 공급될 이곳은 이미 주민 이주와 철거를 마쳤다. 조합 관계자는 “HUG와 일반분양가 협의를 이미 끝냈다”며 “분상제 시행 전 입주자모집공고 신청 후 이르면 8월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반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의 분양 일정은 불투명하다. 이달 9일 조합 총회를 개최하고 HUG가 제시한 일반 분양가(3.3m²당 2978만 원)를 수용할지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조합은 총회 취소의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을 들었으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HUG의 일반분양가에 반대하는 여론이 컸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총회 개최 무산의 책임을 지고 최찬성 둔촌주공 조합장이 사퇴했음에도 내홍은 여전하다. 조합은 총회를 건너뛰고 분상제 시행 전 일반분양 신청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조합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은 “조합이 무리수를 두면서 분양 절차를 강행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물량만 4786채의 대규모(총 1만2032채)로 분양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 시내 주택 공급 계획도 지연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양측 갈등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며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는 조합원들과 실수요자들이 떠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분양가상한제#강남권#로또 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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