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객 품질 품평회, 쓴소리 가감없이 사내 생중계한 현대차

김도형 기자 입력 2020-07-06 03:00수정 2020-07-0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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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장-인플루언서와 토론 등… 지난달부터 3차례 소통행사 마련
“품질-피드백 개선해야” 의견 쏟아져… 생중계 시작되자 임직원들 큰 관심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고객을 모셔놓고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자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충격적인 ‘쓴소리’의 장이었다.”

“까다로운 고객 눈높이를 감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직접 못 본 부분도 궁금해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기다리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가 고객을 초청해 자동차 품질 품평회를 열고 이를 생중계하자 임직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열린 ‘현대차 품질공감 캠페인’이라는 이름의 행사였다. 현대차의 주요 신차에서 품질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고객과 임원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자동차 기업이 고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품질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품질을 책임지는 사장급 임원까지 나서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생중계해 전체 임직원이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새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각본 없이 임직원 모두가 직접 가감 없는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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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품질공감 캠페인은 세 차례에 걸쳐 △현대차 동호회장·인플루언서의 품질 진단과 임직원 댓글을 통한 토론 △울산공장에서의 고객 및 임직원의 10 대 10 간담회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 주관의 동호회장 초청 대담 등으로 진행됐다. 초청 고객들은 “인터넷의 품질 관련 글을 가치 있는 정보로 생각해야 한다” “온라인상 고객 간 소통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현대차의 피드백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 행사에서는 최근 현대차의 잇따른 품질 문제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야심작 ‘GV80’이 디젤엔진 진동 문제로 출고를 멈추는 등 최근 일부 신차의 품질 결함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 행사가 생중계되자 현대차 임직원들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고객들의 날선 지적을 그대로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과 함께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일하는 방향과 기준이 달라져야 함을 느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행사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승진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식 소통 기반 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이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한 ‘품질경영’으로 현대차를 세계무대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정 부회장은 소통과 수평적인 의사결정에 뿌리를 둔 경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직접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임직원과 소통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사회자가 정 부회장을 가리켜 ‘수부님’이라는 친근한 호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남양연구소에서 부사장급 고위 임원이 가발까지 쓴 복고풍 패션으로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 나서는 등 소통 기반이 조직문화로 확산되는 추세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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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회장#인플루언서#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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