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자재 긴급 공수, 치료센터 제공… ‘코로나 선행’ 선순환 앞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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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진단키트업체 수출 물량 부족하자 생산설비 전문가 멘토단 파견 지원
중기부와 5년간 총 1000억원 조성… 中企2500곳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손세정제 제조업체 ‘앤제이컴퍼니’는 삼성의 도움을 받아 기존 생산량의 10배인 월 50t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손세정제 제조업체 ‘앤제이컴퍼니’는 삼성의 도움을 받아 기존 생산량의 10배인 월 50t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수출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 솔젠트, SD바이오센서, 코젠바이오텍, 씨젠 등 4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지원 중이다.

해외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국내의 진단키트 업체에 수주가 급증했다. 한 진단키트 업체는 연간 생산량에 달하는 수주 물량을 한, 두달 내에 공급해야 하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진단키트 업체가 단기간에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생산 설비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제조 전문가들을 현장에 급파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마스크와 제조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긴급 공수
오토스윙이 전국 소방본부와 대구에 기부한 고글을 생산하는 모습.
오토스윙이 전국 소방본부와 대구에 기부한 고글을 생산하는 모습.

3월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계열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해 캐나다 콜롬비아 중국 홍콩 등에서 마스크 28만4000개를 긴급 확보했으며 이를 국내로 수입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대구지역에 기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의 한 반도체 고객사가 직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보내 온 마스크 5만 개를 대구광역시의사회에 재기증했다.

삼성은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 구매 대행에도 나섰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부가 지정한 해외 필터 공급업체와 구매 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수입해 조달청에 전량 납품할 계획이다.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수입 절차를 1개월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 삼성은 이미 도입이 확정된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멜트블로운) 53t 이 외에 추가 물량을 구매 대행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E&W(경기 안성시)’ ‘에버그린(경기 안양시)’ ‘레스텍(대전시 유성구)’ 등 3개 마스크 제조기업들에 3월 3일부터 제조전문가 37명을 파견해 지원한 바 있다. 2월에는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을 포함해 총 300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삼성은 △손소독제와 소독티슈 등 의료용품 △자가 격리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키트 △의료진을 위한 면역력 강화 건강식품세트 등의 구호물품과 구호성금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영덕연수원 제공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사용된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숙소.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사용된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숙소.
삼성은 3월 병상 부족으로 인해 병원이 아닌 자가에 격리되어 있는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을 위해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을 제공했다.

영덕연수원은 경증환자들도 격리된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됐고 4월 30일 운영을 마쳤다. 이를 통해 상급 종합병원들은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들은 증상이 발전하더라도 의료진의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더불어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에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삼성의료원 의료진도 파견했다.

삼성의 의료지원 인력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영덕연수원 생활치료센터를 위한 합동 지원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의료진은 현장에서 경증환자들의 자가 체온 측정 확인 등 모니터링 역할을 맡아 정부와 지역자치단체의 방역 활동을 지원했다.

전통시장, 화훼 농가 등 어려운 분야 우선 지원

대전에 위치한 마스크 제조기업 ‘레스텍’에서 박나원 공장장(왼쪽 사진의 오른쪽)과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권오창 멘토가 마스크 본체와 귀끈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마스크 제조기업 ‘레스텍’에서 박나원 공장장(왼쪽 사진의 오른쪽)과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권오창 멘토가 마스크 본체와 귀끈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은 소비심리가 위축돼 어려움에 처한 전통시장, 화훼 농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도 실시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300억 원 규모의 온누리상품을 구입해 각 사업장 내 협력회사 등에 지급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또 각종 행사가 취소·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위해 ‘꽃 소비 늘리기’에도 적극 동참해 전국 각 사업장의 사무실과 회의실에 꽃 비치를 늘려 근무 분위기도 부드럽게 하면서 꽃 소비도 늘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조업 중단, 부품 조달 등 애로를 겪고 있는 협력회사에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은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2조6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 협력회사가 긴급 자재 공급을 위해 항공 배송으로 전환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실비로 지원하고 협력회사가 부품 조달을 위해 원부자재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경우에는 부품 승인 시간과 절차를 단축하고 이를 위한 컨설팅도 지원한다.

이 외에 삼성은 코로나19로 자택에서 격리 중이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계열사 및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격려 물품을 발송했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대구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임직원 부모 처가 시부모를 대상으로도 격려 물품과 동일한 구성의 위로 물품을 대표이사 편지와 함께 보냈다.

한편 삼성전자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을 발표하고 다양한 CSR 활동을 펼치며 우리 사회와 동행(同行)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드림클래스 스마트스쿨 등을 통해 작은 섬마을부터 대도시 저소득층까지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또 청년S/W 아카데미를 통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들에게 취업의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팩토리 협력사 상생펀드 지원을 확대해 중소기업 협력사들이 함께 발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또 국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를 지원하는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 코로나19 특수에도 선뜻 기부 실천

코로나19가 계속되고 불확실한 경제 상황까지 더해져 힘든 시기에 중소기업들이 위기 극복에 동참해 사회 곳곳에 기부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손세정제, 눈 보호구, 마스크 등과 같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로 감염병이 퍼진 직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밀려오는 주문에 대응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지역 사회를 위해 조용히 기부를 실천했다.

정부의 공적 자원만으로 코로나19 대응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통 큰 기부에 이은 중소기업들의 발 빠른 기부가 코로나19의 신속한 위기 대응에 한 몫을 했다. 이 업체들은 모두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으로 제조현장 혁신 자동화 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어려운 경영 상황을 극복하고 사업 기틀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는 기업들이다.

전북 군산시에서 친환경 손세정제를 생산하는 앤제이컴퍼니는 올해 초까지도 직원 두 명이 월 5t을 생산하는 폐업하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였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주문이 폭주해 월 50t 생산으로 10배나 늘며 직원도 6명으로 증가했다.

앤제이컴퍼니는 3월 초 코로나19로 손세정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선뜻 5000만 원 상당의 손세정제 1만 개를 중소기업중앙회에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나눠달라며 기부를 했다.

또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눈 보호구 제조 기업인 오토스윙은 3월 보건복지부에서 고글을 대량으로 긴급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오토스윙에서 생산하는 고글은 코로나19 환자를 대면하는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을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지켜주는 필수적인 장비이다. 오토스윙은 한 달에 고글 3만 개를 생산하던 상황에서 주문을 감당할 수 없어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멘토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긴급 파견된 멘토들은 고글을 손쉽게 조립할 수 있는 지그 등을 제작해 한 달에 26만 개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렸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찾아온 외국 바이어들의 주문을 미루고 당시 시급했던 국내 보급에 주력했다. 오토스윙은 구급 대원들을 위해 전국 소방본부에 고글 5000개를 기부했다. 또 대구에도 고글 500개와 성금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성금은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에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음압 병실 구축에 사용됐다.

전남 장성 소재 마스크 제조업체인 ‘화진산업’은 새롭게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면서 겪은 어려움을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멘토들의 지원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화진산업은 2월 말 마스크 공급이 특히 부족했던 시기 공영쇼핑에 노마진 마스크 100만 개를 기탁했고 광주시청, 전남 도청, 나주시 등 지역사회에도 1만1000개의 마스크를 기부했다. 특히 화진산업은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개선한 공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홈페이지에 공개해 다른 마스크 업체들과도 공유했다.

화성시에 위치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노블바이오’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던 2월 중순 화성시에 1100만 원에 달하는 코로나19 검체 채취 수송배지 5000점을 기부했다. 화성시는 수송배지를 관내 선별진로소를 비롯해 경기도 인근 자치단체 등에 배분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요긴하게 활용했다.

이번 기부는 중소기업들의 자발적 상생 선순환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정부와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상생을 실천하는 것은 상생의 낙수 효과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간의 나눔의 선순환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앤제이컴퍼니 주남진 대표는 “몇 달 전만 해도 삼성의 도움을 받아서 운영했던 회사인데 이제 누구한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저를 포함해 직원들 모두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이준혁 과장은 “이번 중소기업들의 기부 릴레이는 나눔의 선순환의 대표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업들이 함께 선행을 실천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극복 관련 기업 패스트트랙 지원

중소기업중앙회와 삼성전자는 6월부터 본격 지원에 들어갈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참여할 중소기업을 선정 중에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진단키트, 손소독제, 의료용 보안경, 물티슈 생산 등 약 30개의 기업이 지원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들 업체 대상으로는 패스트트랙으로 6월 전에 먼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멘토들을 신속 파견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어려울 때일수록 주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총 1086개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지원해 온 바 있다. 지원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중소기업 2500개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는 매년 각각 100억 원씩 총 1000억 원을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바이어 발굴, 글로벌 홍보,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100억 원의 재원을 추가로 출연하고 200여 명의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들을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투입한다. 2018년 505개, 2019년 57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구축을 완료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기업#나눔#다시희망으로#삼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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