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국내 증권사 56곳의 순이익이 전 분기(10~12월) 대비 5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과 수수료 수익 증가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식·펀드·파생 관련 손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밝힌 ‘2020년 1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1분기 증권사 56곳의 순이익은 5274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5303억원(50.1%) 감소했다.
주요 항목별 손익을 보면 1분기 전체 수수료수익은 2조975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229억원(16.6%) 증가했다. 수탁수수료는 5233억원(61.1%) 증가한 1조3798억원으로 집계됐다.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인수·주선 및 매수·합병 건수 등이 줄어들면서 IB(투자은행) 부문 수수료는 1107억원(10.9%) 감소한 9041억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수수료수익 중 수탁수수료 비중은 46.4%로 전 분기 대비 12.8%포인트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IB부문 수수료 비중은 9.4%포인트 감소한 30.4%로 나타났다. 전 분기에는 IB부문 수수료(39.8%)가 수탁수수료(33.6%)보다 비중이 컸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앞서 IB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IB부문 수수료 비중이 점차 높아져 지난해에는 수탁수수료 비중과 엇비슷한 수준을 보인 바 있다.
1분기 자기매매손익은 1조78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52억원(7.3%) 감소했다. 이 중 주식관련이익은 1362억원(55.7%) 급감한 1085억원이다. 코로나19로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급락해 주식처분 손익이 줄어든 것이다. 파생관련손익은 1조1100억원(253.1%) 감소한 -671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하락 추세에 따라 채권평가이익이 증가해 채권관련손익은 1조1611억원(241.6%) 증가한 1조6417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말 기준 전체 증권사의 자산총액은 578조2000억원이었다. 현금과 예치금, 채권 등의 증가로 전 분기 말보다 95조3000억원(19.7%) 늘어났다. 부채 총액은 95조5000억원(22.7%) 증가한 51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누적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9%(연환산 3.4%)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61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0억원(0.3%) 감소했다. 평균 순자본비율은 546.2%로 9.7%포인트 하락했고, 평균 레버리지비율은 741.1%로 60.8%포인트 떨어졌다.
1분기 선물회사 4곳의 당기순이익은 11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3억원(169.8%) 증가했다. 수탁수수료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분기 누적 ROE는 2.6%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은 5조6239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조4658억원(7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5조1794억원으로 2조4545억원(90.1%) 늘었다. 자기자본은 113억원(2.6%) 증가한 4445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국내외 주식시장 등 대내외 잠재리스크 요인이 수익과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특히 향후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채무보증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을 상시 관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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