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깃집·미용실 북적…“코로나 이전보다 매출 30% 늘었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9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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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특수...평소보다 통 크게
편의점·동네음식점 등 매출상승효과 커

회사원 이모(37)씨는 지난 주말 저녁 한우구이집을 찾았다. 평소에는 특별한 날이 아니면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 외식을 주로 하는 편이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들어온 첫 주말이라 오랜만에 한우를 먹기로 했다. 이씨는 “동네 고깃집과 횟집 등에 손님이 가득 들어찬 것을 보고 우리 가족도 소고기를 먹기로 했다”며 “재난지원금이 소비심리를 회복하는 데 꽤 효과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수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 목적으로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잔뜩 웅크린 소비심리 회복의 마중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채널 중 재난지원금 지급의 수혜를 받는 대표적 업종은 편의점이다. 평소 잘 팔리지 않는 상품들의 매출이 오르고 있다.

이마트24에서는 지난 13~17일 기저귀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54.1%나 증가했다. 어린이 음료(71.5%), 아기 물티슈(18.3%) 등 육아용품들도 판매가 늘었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주로 잘 팔리는 물건들이다. 이들 채널에선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다보니 편의점 구매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원금을 손에 쥐면서 씀씀이도 커진 모양새다. 세븐일레븐에서 와인과 양주 판매는 각각 17.2%, 12.9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도 양주 판매량이 29.4% 늘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직장인 강모(36)씨는 “아내와 산책을 나왔다가 편의점에 들렀는데, 재난지원금이 있다는 생각에 평소에 편의점에선 잘 사지 않던 아이스크림과 냉동식품들도 사들고 왔다”며 “평소 주말 아침에 자주 가던 동네 빵집도 이번주엔 사람이 매우 많았다. 다들 재난지원금을 쓰러온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던 음식점들도 매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 성남의 한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33)씨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게 된 후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약 30% 늘었다”며 “코로나 사태로 지하 상가 침체기가 두 달 간 이어졌는데, 지원금이 나온 이후론 상가에 드나드는 사람 자체가 많아진 상황이다. 상인들 대부분 지원금이 효과가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주류판매점 관계자는 “와인 등을 찾는 손님들이 재난지원금 사용이 되느냐며 문의를 많이 해 오고 있다”며 “사용이 가능하니 출입문 앞에 써 붙여 놓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등 에스테틱 관련 종사자들도 시름을 덜었다. 감염병 유행으로 대면접촉을 꺼리는 분위기에, 꾸밈 비용은 경기가 어려우면 먼저 소비를 줄이는 품목인 만큼 최근 2~3개월이 혹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서울 강서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한모(66)씨는 “단골 손님 위주로 운영되는데, 중·노년층 여성들이 오는 곳이다보니 다들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나오지를 않아 한 동안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임대 매장이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최근 일주일은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재난지원금이 들어오니 평소에 하지 않던 각종 헤어 시술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30대 주부 이모씨는 “아파트 상가를 들렀다가 스파숍에서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 회원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며 “사용처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에스테틱숍도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곳인 만큼 재난지원금이 모든 업종에 두루 소비되면 나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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