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원유 레버리지에 베팅한 개미들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3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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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감소했으나 유가 상승 기대감 여전
유가 하락에도 괴리율 다시 확대

“금융위원회의 종합 대책 전 마지막 거래일 일 수 있다. 지금 추가 매수 해야한다.”, “주말에 미국 경제 재개가 이뤄진다. 이번주 사지 않으면 후회할 것”. “뉴스에 팔고, 공포장에서 매수하라는 속담이 있다. 바로 지금이 그 기회다.”

12일 정지됐던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채권(ETN)의 거래가 풀리자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포털 게시판에 올린 글들이다. 다시 이뤄질 거래정지와 금융당국의 대책 전 마지막 투자기회란 관측에서 원유 레버리지에 다시 베팅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레버리지 ETN 4종목은 거래정지 이전보다 더 괴리율이 높아졌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지난 6일 187.8%의 괴리율을 기록했으나 이날 장 마감가 기준으로 212.4%로 벌어졌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은 81.1%에서 93.3%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270.3%에서 289.6%로,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265.9%에서 282.5%로 확대됐다.

이는 거래정지 당시보다 기본지표가치가 떨어졌으나, 주가 하락율이 크지 않았던 영향이다. 특히 괴리율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나야 하나, 신한 레버리지 WTI는 보합으로 장을 마쳤고, 다른 ETN들도 1~3% 약세에 그쳤다. 특히 이날 장 초반에는 신한 레버리지 WTI는 12.5%, 미래에셋 원유는 11.3%, 삼성 레베리지 WTI는 14.6%, QV 레버리지 WTI는 8.3%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원유 레버리지 ETN에 대한 거래대금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 6일 거래대금은 488억원이었으나 이날에는 202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의 지속적인 경고와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과거 대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도 유가 상승의 기대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남아있어, 3거래일 거래정지 후 1거래일 단일가매매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몇몇 개미들은 장외시장에서 WTI가 다시 오르고 있다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유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국제유가가 사우디의 추가적인 감산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 우려로 하락했듯이 미국의 수요 전망이 더 중요하다”면서 “에너지정보청(EIA)의 관련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현재의 원유 초과공급 국면은 4분기 이후에나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과열을 식히기 위해 기본예탁금 설정, 액면병합 허용, 사전교육 의무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합의가 진행될 경우, 이르면 이번주에 종합대책이 발표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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