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 자신” 자사주 매입 나선 정의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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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 현대차-현대모비스 190억어치 매수… 5년만에 처음
현대차측 “책임경영 의지 반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량주로 꼽히던 주식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에 나섰다.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이들 기업의 기초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달 19일 장내에서 현대차 주식을 13만9000주, 현대모비스 주식을 7만2552주 매수했다. 이번에 매입한 두 회사 주식 매입대금은 총 190억 원가량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6만8900원과 13만3500원으로 떨어졌다. 한 달여 전인 2월 17일엔 각각 13만5500원, 23만9000원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자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 부회장이 직접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당시 경영사정이 어려워 현대차 지분 처분에 나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주식 500만 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주식 매수로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1.86%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전에 현대모비스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 이번 매수로 지분 0.08%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주가가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점 등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 측은 지배구조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지분 매입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에서는 지난주 이원희 대표이사와 서보신 생산품질담당 사장도 각기 1391주와 4200주씩을 매입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있을 때 고위 경영진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주들에게 향후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에서는 10일 최성안 사장이 2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차#주식 매입#정의선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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