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쇼크’에 국내 산업계 전반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대상 카지노는 오히려 나홀로 ‘고공행진’했다.
서울·부산·인천·제주 등 4곳에서 카지노를 운영 중인 파라다이스는 올해 1~2월 카지노 사업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1114억5900만원) 대비 21.8% 증가한 1357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서울 2곳과 부산 1곳에서 ‘세븐 럭’을 운영하는 GKL(그랜드코리아레저)도 1~2월 누적 매출이 985억4400만원으로, 지난해 665억3500만원 대비 48.1% 급상승했다.
카지노 손님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했고 2월 3주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코로나가 확산된 것을 감안하면 예상외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1월 실적에 대해선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되기 이전에 춘절을 맞아 입국한 중국인 고객들로 인해 ‘특수’를 누린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코리아 포비아(한국 기피증)’ 우려가 커졌던 2월 실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파라다이스의 2월 매출은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553억5800만원) 대비 16.2% 상승했다. GKL의 2월 매출 또한 439억6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올랐다.
특히 주요 카지노 업체들이 2월 초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등에 대한 출입을 금지·제한하는 조치를 했음에도 실적이 상승됐다는 이례적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카지노 사업이 대표적 ‘수요 비탄력적’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탄력적이라는 것은 비용이나 경기, 코로나19 등 외부변수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의미다. 생필품·대중교통·석유 등 자원과 더불어 게임·카지노 등 오락 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카지노가 ‘충성도가 높은’ VIP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만큼 코로나19의 여파가 적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GKL의 2월 중국인 입장객수는 3만3461명으로, 1월 5만9205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지만 VIP 고객은 5592명에서 4308명으로 23%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들 중에는 춘절(설연휴) 전 국내로 들어왔다가 우한 등 중국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장기체류’한 고객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의도치않은 중국발 ‘반사이익’을 입은 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북아시아 최대 마카오 시장인 홍콩 마카오의 카지노·리조트 등 레저·관광 시설이 코로나19 여파로 2월초부터 폐쇄하면서 그 수요가 가까운 우리나라에 몰렸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우연성’에 기반하는 카지노의 특성상 업체의 매출 규모도 이와 맞물리는 경향을 보인다. 매출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것은 고객이 칩을 구매한 총액 대비 게임의 결과로 카지노 측에서 거둔 금액의 비율, 즉 ‘홀드율’이 그만큼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는 얘기다.
GKL의 경우 홀드율이 올해 1월 14.2%, 2월 15.5%로 지난해 평균 10.8%보다 높았다. 파라다이스는 1월 12.2%, 2월 11.0%로 지난해 평균 11.1%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홀드율은 결국 평균치로 수렴하기 때문에 특정기간에 높았거나 낮았다고 해서 장기적 실적에는 돌발 변수가 될 수 없을 것이란 게 정설이다.
하지만 업계는 호황이 앞으로 계속될 지는 알 수 없다는 분위기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장기화되고 전세계적 확산 추세도 계속된다면 카지노 산업에까지 여파가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2월 실적은 업체의 개선 노력에 따른 것도 있지만, 중국인 장기체류와 마카오 폐쇄에 따른 이익, 높은 홀드율 등 예상치않은 변수들의 영향도 분명히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입국을 불허하는 국가와 항공 결항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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