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가 ‘남매의 난’…이명희·조현민은 누구 손 들어줄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4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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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공동 경영 유훈 어겼다" 동생 조원태 회장에 선전포고
다른 주주와 연대 가능성 열어둬...KCGI·델타항공·반도건설 주목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견제구를 날린 가운데, 가족 간 갈등이 격화할 경우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취할 입장에 관심이 쏠린다.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최근 경영에 복귀하며 일견 조원태 회장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히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며 다른 주주와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향후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 간 갈등이 깊어질 시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가족이 취할 입장도 주목된다.

만약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표 싸움’이 벌어지면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재 이 고문의 한진칼 지분율은 5.27%며 조 회장, 조 전 부사장, 조 전무는 각각 6.46%, 6.43%, 6.42%의 지분을 보유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날 발표한 입장이 다른 가족과의 공감대를 통해 나온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만의 개인적 입장 발표”라고 선 그으며 “(다른 가족과)따로 협의해 정리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다른 주주와 조 전 부사장과의 연대 가능성도 쉽게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오너가 외에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은 KCGI(지분율 15.98%)와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 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정도다.

조 전 부사장 측이 향후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와 협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 KCGI(지분율 15.98%)와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 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에 관심이 쏠린다.

한진가에 사정이 밝은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로선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과 KCGI와의 연대 가능성은 낮다. 호텔부문에 관심이 많은 조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등으로의 재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KCGI측은 한진그룹의 호텔부문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일각에선 조 전 부사장 측과 KCGI 측 관계자들의 접촉설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오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 10%를 보유하며 오너일가와 KCGI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선 델타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다. 조 회장과 델타항공과의 지분을 합치면 16%를 넘어 KCGI(15.98%)를 넘어선다.

뒤늦게 등장한 반도의 지분율은 현재 6%다. 반도 측은 공시를 통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지만, 재계에선 모친 이명희 고문과 연합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다른 주주들과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조 회장 외의 다른 주요 주주와 더 협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현재까지)실질적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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