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사랑 고백 “그분과 만나 사회적 가치 길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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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8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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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 추구하는 이유 질문에 ‘인간 최태원’으로 답변
“가슴 텅 비었을 때, 돈에 관심없는 사람 만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5.28/뉴스1 © News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5.28/뉴스1 © News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동안 회사 이익만 추구하며 지독하게 살아왔던 자신과 반대인 사람을 만나 깨우쳤다’고 했다.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cial Value Connect 2019·SOVAC)’에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이날 ‘사회성과 인센티브 어워드’ 시상식과 마무리 발언을 마친 후 최 회장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한 참석자는 최 회장에게 ‘회장 최태원이 아니라 인간 최태원으로서, 무엇이 이렇게까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게 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최 회장은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대답해보라 하니 고민이 된다”며 잠시 망설였다. 그는 “22년 전에 선대 회장께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제가 회장에 취임했을 때는 IMF가 있었을 때로, 상당히 어려웠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부터 저는 ‘전쟁을 해야한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그래서 살아남긴 했지만 그 전쟁 끝에 선 저는 그렇게 착한 사람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반대로 지독한 기업인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저는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만 봤다”며 “그러다보니 제 가슴 속은 텅 비어버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런데 저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돈 이런 건 전혀 관심없고 전부 사람이었다”며 “‘어떻게 저 사람은 나하고 이렇게 반대일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가만히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왔었다. 그때부턴 새로운 생각을 했다”며 “저는 공감능력은 없지만 어떻게든 배워서 이 세상에 있는 문제를 통해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이것이 저한테 목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그러다보니 따뜻한 감성을 계속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아침에는 제가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도 맞았다”며 “옛날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아, 저분은 우리를 이렇게 보고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며 이젠 저도 조금은 공감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저한테는 그것이 새로운 계기였다”며 “결국엔 이런 행사까지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힘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이 언급한 ‘저와 반대였던 사람’은 사회적 기업 운동가였던 김모 티앤씨재단 이사장으로 해석된다. 티앤씨(T&C) 재단은 두 사람의 영어 이름 이니셜을 따서 지은 공익재단으로, 김 이사장은 현재 최 회장의 동거인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둘 사이에 낳은 딸이 있다고도 밝혔다.

티앤씨재단은 이날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행사 도중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만나는 모습을 따로 드러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현재 이혼 소송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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