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기업 쏠림’ 2년째 심화…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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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기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속보)' 발표
1% 대기업 전체 수출액 67% 차지…무역집중도 2년째↑
광제조업 쏠림도 여전…상위10대기업 수출액 95% 차지

우리나라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넘어섰던 지난해에도 주력 산업 및 대기업 중심의 무역액 쏠림 현상은 지속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년 전 반도체 슈퍼 호황 등으로 수출 실적이 상당히 양호했던 터라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쏠림의 속도는 다소 누그러졌다.

8일 통계청과 관세청이 공동 작성·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속보)’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전체 수출액은 6024억달러로 1년 전보다 5.2% 늘었다. 산업 전반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규모는 지난해 처음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대기업 중심으로의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대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9만4000개 중 1%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99% 중 97%가 중소기업이고 2%가량이 중견기업에 해당한다.

지난해 대기업 수출액은 4038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67.0%를 차지했다. 구성비는 2016년(64.2%), 2017년(66.4%)보다 확대됐다. 반면 중소기업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8.6%에서 17.7%, 16.9%로 매년 낮아졌다. 중견기업 비중은 17.2%에서 15.9%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16.1%로 소폭 올랐다.

상위 n개 기업이 전체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무역집중도’는 더욱 커졌다.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은 2288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38.0%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16년(33.9%), 2017년(36.2%)에 이어 2년 연속 늘고 있다. 상위 20대 기업으로 넓혀 보면 집중도는 48.5%로 높아진다. 이 역시 2년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위 50대, 100대, 500대, 1000대 기업으로의 무역 집중도는 지난해 각각 60.4%, 66.9%, 79.1%, 84.0%였다. 모두 2016년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6년 당시 세계 교역량이 주춤하면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수출 실적이 부진했었다. 대기업 수출액이 8% 가까이 감소하고 무역 집중도 역시 완화됐었다.

심상욱 통계청 소득통계과장은 “지난해 반도체와 석유 정제 및 화학 업종이 주로 호황을 보였는데, 이 업종들이 대기업의 비중이 높다”며 “다만 2017년 수출 상황이 워낙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쏠림의) 속도는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무역액 증감률은 2017년(15.8%)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상위 기업만 놓고 봐도 10대 기업은 23.7%에서 10.4%로, 50대 기업은 19.9%에서 5.5%로, 100대 기업은 19.0%에서 5.7%로, 1000대 기업은 17.6%에서 5.1%로 주저앉았다.

대기업 수출액의 1년 전 대비 증감률은 6.2%로 중견기업(6.8%)보다 뒤처졌다. 그러나 중소기업 수출액의 증감률(0.2%)과 비교하면 60배나 높았다. 소비재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수출이 부진했던 탓이었던 것으로 통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재 수출액은 전년보다 2.2% 감소한 682억달러로 수입액(720억달러)보다 처음으로 낮았다. 반면 원자재와 자본재 수출액은 모두 전년 대비 14.8%, 2.1% 증가했다.

수출 실적은 여전히 주력 산업 위주로 이뤄졌다. 지난해 광제조업 수출액은 5068억달러로 전체의 84.1%를 차지했다. 다만 이 비중은 1년 전(84.2%)에 비해 낮아졌다. 도소매업 수출액(744억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12.4%에 그쳤다.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액 중에서도 광제조업이 95.0%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00대 기업 중에선 89.8%가 광제조업이었다. 500대 기업, 1000대 기업의 수출액 중에서도 광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9.1%, 88.5%로 대부분이었다.

한편 지난해 수입액은 5279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6% 증가했다. 대기업 수입액이 3284억달러로 전체의 62.2%를 차지했다. 수입 역시 광제조업이 3445억달러로 비중(65.2%)이 가장 컸다. 심 과장은 “석유 정제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원유나 가스 등 기초 원료의 수입이 상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과 관세청은 기업 특성별 무역통계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속보치를 공표해 오고 있다. 이번 통계는 2017년 기준 기업생멸행정통계 및 영리법인기업체행정통계를 지난해 기준 통관 수출입통계와 연계한 결과를 중심으로 작성됐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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