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신용카드 혜택 줄어든다…기존 상품은 사실상 유지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9일 16시 34분


코멘트

레버리지 배율 유지…중금리대출은 총자산서 제외
대형가맹점·법인회원 과도한 마케팅, 법령으로 제한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 논의를 위한 카드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 논의를 위한 카드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카드사들이 새로 내놓을 신용카드의 혜택이 현재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상품의 수익성 분석을 더욱 엄밀하게 해 부가서비스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 등 이익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 신용카드 부가서비스는 사실상 현행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보호를 들어 기존 상품의 부가서비스 축소를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신규상품의 수익성 심사를 강화해 손실이 큰 카드상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카드사들의 상품 수익성 분석과 내부통제 기준이 자의적이고, 분석·관리도 엄밀하지 않아 손실이 큰 상품이 지속해서 발생한다고 봤다. 금융위는 일부 상품은 설계부터 적자를 내도록 돼있고 수백억원 적자가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외신인도 제고’, ‘계열사 시너지 효과’ 등 모호한 무형의 이익을 예상수익에서 제외하고, 부가서비스 비용이 가맹점 수수료, 연회비 등 이익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업계와 논의해 수익성 분석 기준과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각 사 내규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존 상품의 부가서비스는 추가로 논의해 단계적 축소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현행 감독규정상 카드사는 상품 약관을 3년간 유지하고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근거를 제시하면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지만,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보호를 들어 약관 변경을 허용해주지 않았다.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업계, 당국 등이 TF에서 석 달 정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문제라서 더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부 카드사가 강하게 요구해온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한도(레버리지) 규제 완화는 현재 배율(6배)을 유지하고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 자산과 중금리대출을 총자산에서 제외하는 수준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말 8개 카드사의 레버리지비율은 Δ우리 6.0 Δ롯데 5.8 ΔKB 5.2 Δ하나 5.1 Δ현대 5.0 Δ신한 4.9 Δ삼성 3.7 Δ비씨 3.4 등 평균 4.78이다. 레버리지 규제가 완화되면 카드론 등 관련 대출을 늘릴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날 오후에 개최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카드사 CEO 간담회 결과 및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날 오후에 개최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카드사 CEO 간담회 결과 및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 News1
빅데이터 자산과 중금리대출이 총자산에서 제외되면 우리카드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이 기존 6.0에서 5.94 정도로 낮아져 자산을 약 900억원 더 늘릴 수 있다. 윤 국장은 “레버리지 배율이 한 배수가 늘어날 때마다 총자산 한도가 26조원 늘어 과당경쟁, 가계부채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며 “기존에 자기자본 관리를 잘해온 카드사들과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레버리지비율이 높은 카드사는 배당 성향을 낮추고 증자를 하는 등 자본 확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대형가맹점·법인회원에 집중된 마케팅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카드사들은 통신사,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의 경우 수수료 수익 대비 마케팅비용 지출 비중이 60~140%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유권해석을 통해 카드사가 대형가맹점에 제공하는 부당한 보상금의 범위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대기업 등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이 일정 수준(예: 결제금액의 0.5%)을 넘지 못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한다. 법인회원의 첫해 연회비 면제도 법인카드 표준약관 제정을 통해 금지한다. 기존에 카드사가 법인회원 유치를 위해 이면계약을 체결하거나 카드 매출액의 1% 내외를 캐시백으로 지급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

카드사들의 영업 규제도 합리화한다. 먼저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제가 폐지된다. 기존에는 1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휴면카드는 회원이 계약 유지 의사를 통보하지 않을 경우 정지되고 9개월이 더 지나면 자동해지됐다.

카드사들은 자동해지가 소비자의 불편을 유발하고 탈퇴회원이 늘어 신규 회원 모집을 위해 과다한 모집비용을 지출한다고 호소해왔다. 지난 2017년 모집비용은 1조1000억원에 달했고 2017년에 자동해지된 172만명 중 지난해 재가입한 인원도 21만명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임시로 부담해왔던 비자·유니온페이 등 국제브랜드 수수료 인상분도 고객이 부담토록 허용해준다. 국제브랜드사의 수수료 인상(비자 1%→1.1%)에 대한 카드사의 공정위 제소 결과 무혐의가 통보됨에 따른 조치다. 다만 소비자보호차원에서 국제브랜드 수수료 인상분의 고객부담은 신규 발급하는 카드부터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Δ본인신용정보관리업 겸영 Δ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Δ빅데이터 제공 서비스 근거 명확화 ΔB2B 렌털업무 취급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렌털업무를 제외한 내용은 국회에 계류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렌털사업의 경우 여전사의 부수업무로 규정돼 있지만, 리스 취급 중인 물건에 한하는 등 운영이 제한돼 있었다. 이에 중소 렌털업체의 시장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자 대상 렌털(B2B)에 한해 대상 물건의 제한을 없애는 등 취급기준을 합리화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