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좋은데 물가 껑충… 서민 가계 주름살

  • 동아일보

10월 2% 올라 13개월만에 최고
국제유가-채소 값 크게 뛴 영향


소비자물가가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면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대에 이르렀다.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명분이 생긴 셈이지만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경기가 하강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 올라 지난해 9월(2.1%) 이후 처음 2%대에 진입했다.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와 공업제품의 가격 상승 폭이 커진 데다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석유류 제품 가격은 11.8% 올랐고 공업제품 가격은 2.0% 상승했다. 폭염 여파가 이어진 10월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4.1% 올랐다. 9월(12%)에 이어 2개월 연속 10%대 상승이다. 품목별로는 파(41.7%) 무(35%) 고춧가루(18.8%) 등 김장채소와 쌀(24.3%)이 많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2%)에 이르렀지만 실제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중시하는 식품 및 석유류 제외 물가(근원물가)는 1.1% 오르는 데 그쳤다. 외부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큰 제품을 뺀 근원물가가 낮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최근 투자와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내수 부진에 빠질 수 있어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 때문에 물가가 오른 것이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체감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인 만큼 당국이 경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물가#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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