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미래車 앞서 달리자” 수소차-AI 전담부서 신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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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임원 인사-조직 개편


현대·기아자동차가 미래차 시대에 대응할 조직을 새로 만들고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그룹 부회장직에 오른 뒤 이뤄진 첫 주요 인사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와 인공지능(AI)을 양대 축으로 미래차를 선점하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현대·기아차는 “미래 신기술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신차와 신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개발본부 직속으로 연료전지사업부가 신설됐다. 수소차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사업부로 김세훈 연료전지개발실장 상무가 신임 사업부장에 임명됐다. 김 상무는 투싼ix, 넥쏘 등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김 상무는 수소차 기술의 고도화, 새 사업기회 선점 등의 역할을 맡는다.

그룹 차원에서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도 만든다. 정 부회장 직속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AI를 전담할 별도 조직 AIR(AI 연구)랩을 신설했다. AIR랩은 생산 효율화, 프로세서 효율화, 고객경험 혁신, 미래차 개발, 모빌리티 서비스, 서비스 비즈니스 등 현대차그룹의 ‘6대 AI 전략과제’를 수행한다. AIR랩의 수장은 김정희 네이버랩스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를 이사로 영입했다. 김 이사는 국내 AI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2025 기술주역’에 선정됐다. 현대차가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임원을 주요 조직의 수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만큼 이번 인사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공들여 영입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출신 임원들도 전면에 나서 상품과 디자인 혁신을 이끈다.

올해 3월 BMW M(BMW 고성능 브랜드)에서 현대차로 합류한 토마스 셰메라 고성능사업부장(부사장)이 상품전략본부장에 임명됐다. 그는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을 총괄하며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셰메라 부사장은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며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기술 개발 방향성을 정하는 역할도 맡는다.

폴크스바겐그룹에서 2016년 영입한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부사장은 현대·기아차 디자인최고책임자(CDO)에 임명됐다. 전임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지난달 디자인경영담당으로 옮긴 상태다. 동커볼케 부사장은 앞으로 차세대 디자인 전략 수립과 개발을 맡는다.

셰메라 부사장과 동커볼케 부사장은 둘 다 정 부회장이 영입한 인물이다. 고성능 차 분야를 강화하던 정 부회장은 올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고성능 차는 사람들의 로망이며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현대차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하고 셰메라 부사장을 영입했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에서 명성을 날린 동커볼케 부사장도 2015년 정 부회장이 직접 결정해 영입한 인물이다.

이날 이상엽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도 현대디자인센터장 전무로, 주병철 현대차 프레스티지 디자인실장 이사는 기아스타일링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에서 해외 조직에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러시아권역본부를 신설했다.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이영택 러시아생산법인(HMMR)장 전무가, 기아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정원정 러시아판매법인장 이사가 임명됐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0월 본사 조직 정비에 이어 올해 7월부터 북미, 유럽, 인도 등에 권역본부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 조직 개편을 추진해왔다. 내년까지 전 세계에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권역본부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글로벌 자율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기업으로 적극적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기아차#미래차#수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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