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리콘밸리 인턴십 합격 12명이 말한 가장 중요한 것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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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

컴퓨터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겐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지역이다. 전 세계 유명 테크 회사들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지금도 막대한 창업자금이 몰려 스타트업의 탄생과 진화가 역동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등이 주관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학점 연계 프로그램 인턴십 4기’ 프로그램에 12명의 학생들이 선발됐다. 7월부터 12월까지 꿈에 그리던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십을 수행할 12명의 참가자들을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SW마에스트로 연수센터에서 만났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참가자들은 ‘직무관련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벌, 영어성적 등 표면에 보이는 스펙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현욱 씨(23·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는 “테슬라에서 전지 자동차 관련 한국 전시회 스태프로 일한 적 있다”며 “작은 아르바이트라도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설명한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씨 외에도 참가자 전원이 전공과 관련된 여러 활동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저 컴퓨터를 좋아하던 학생들이 유관 전공을 택했고, 그 덕분에 인턴십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문계열에서 전과하거나 복수전공을 택해 뒤늦게 진로를 바꾼 학생들도 4명이나 있다. 이선애 씨(23·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는 “재수를 하면서 학과 커리큘럼들을 꼼꼼히 살폈고, 컴퓨터 분야가 나와 맞다고 생각해 이공계열로 전향했다”고 말했다. 문과인 응용통계학과로 입학을 했다는 신은수 씨(23·연세대 컴퓨터과학 복수전공)는 군복무 당시 틈날 때마다 프로그래밍을 혼자 공부하며 복수전공을 준비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영어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최은교 씨(23·부경대 정보통신공학과)는 “처음에 외국인들하고 소통하는 게 어려워 자기소개 문장을 100번 이상 읽고 외웠다”고 말했다. 김응준 씨(24·한동대 전산전자공학)는 “아직 영어문제가 100% 해결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완성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도전을 미루고 싶진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겨울 미국 뉴욕에서 인턴십을 했던 배다현 씨(23·세종대 컴퓨터공학과)는 “대화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이메일로 정리해주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귀띔했다.

실리콘밸리 인턴십을 마친 뒤 이들이 꾸는 꿈은 다양했다. 박성규 씨(25·서강대 컴퓨터공학)는 “한국의 쿠팡처럼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인턴으로 일하게 될 ‘누트라그룹(NutraGroup)’이 유통 시스템을 개발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문장의 의도나 의미를 파악하는 인식기술을 응용한 창업 아이디어를 실현하거나, 구글처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선두에 선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는 게 목표인 참가자들도 있었다.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밥벌이가 가능하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반인들도 컴퓨터 기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컴퓨터 능력 하나로 실리콘밸리의 관문을 통과한 이들에게 물었다. 김응준 씨는 “유튜브나 책을 통해 기초공부를 끝내고,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부터 접근하면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은교 씨는 “완벽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오류를 수정해가는 과정(디버깅)에서 더 많은 걸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석제범 IITP 센터장은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의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가슴이 뛴다’는 시구를 인용하며 “젊은 시절 이 소중한 경험을 통해 여러분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가슴 속의 열정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센터 측은 “현지 고용주와 참여한 학생들 만족도가 모두 높은 프로그램인 만큼 내년부터는 인턴 파견 규모와 대상 국가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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