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북방 물류’ 가속… 베이징-베를린도 운송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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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찾는 남북경협]‘철도+트럭’ 브리지 서비스 확대
中 52개-유럽 74개 노선 운영… 남북 철도 연결땐 물류 혁명
한국, 동북아 허브로 도약 발판

남북경제협력(경협)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CJ대한통운이 북방 물류 사업 준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철도와 트럭을 결합해 아시아 유럽 지역을 오가는 물류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사업을 대폭 확장했다.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육상 운송의 시작점이 서울이 되는 날을 대비하는 셈이다.

3일 CJ대한통운은 중국횡단철도 등 철도와 트럭을 함께 이용하는 운송 서비스인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의 사업 거점으로 중국 22개 지역과 유럽과 옛 소련 30개 지역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해당 사업이 시작될 당시에는 중국 청두(成都)를 출발해 폴란드 로즈, 독일 뉘른베르크, 네덜란드 틸뷔르흐까지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이번 사업 확대로 중국 내에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칭다오(靑島) 등 대도시로 상품 운송이 가능해졌다. 유럽에서도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마드리드 등 주요 국가 수도와 경제 거점 도시들이 운송 지역에 포함됐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사업 확대를 통해 중국에서 52개 노선, 유럽에서 74개 노선을 운영하게 됐다.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는 기존 철도 노선에 트럭을 더해 물류망을 촘촘하게 확장한 물류 서비스다. 철도가 닿지 않는 곳은 트럭으로 운송해 고객 집 앞까지 배달하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중국에서 유럽까지 화물을 실어 나를 때 해운의 경우 35∼40일이 소요된다.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를 이용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17일 안팎으로 운송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중국과 유럽 지역을 육상으로 잇는 운송 서비스는 최근 국제 정세와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철도 연결이 경협의 핵심 사업으로 언급됐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도 한중 양국은 서울-북한 신의주-중국을 잇는 철도 연결에 뜻을 모았다. 유럽으로 보내는 화물 대부분을 해상 운송으로 처리하는 일본도 대륙철도를 통한 새로운 수출경로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1위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이 그리는 유라시아 육상 물류 사업도 이러한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CJ대한통운은 “중국-유럽 경로를 토대로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향하는 물류 경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올해 안에 한국에서 유럽까지 해운 철도 트럭을 연계한 화물 운송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바닷길로 중국에 간 다음 중국-유럽 노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한국에서 북한을 지나 중국에 닿는 철도가 연결된다면 사업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유라시아 철도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북방 국가와 경제협력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이 동북아시아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 작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중순 중국 선양(瀋陽)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열었다. 랴오닝(遼寧)성 최대 도시인 선양에 물류센터를 세워 중국 동북 3성 지역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3월에는 러시아 물류기업 페스코와 전략적 협업 및 공동 사업개발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CJ대한통운으로서는 페스코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해 운영하는 물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cj대한통운#북방 물류#베이징#베를린#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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