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협상 ‘환율 이면합의설’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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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원화가치 하락 억제 부가합의”
정부 “논의 진행중… FTA와 별개”

한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원화 가치 하락을 억제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화 가치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면서 스스로 대미(對美)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기로 약속한 셈이다.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8일 로이터 등 외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이 FTA 개정에 합의하면서 환율 정책과 관련해서도 부가 합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기획재정부는 미국 재무부와의 협상에서 원화의 평가절하를 막아 환율 개입의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한미 FTA 협상 결과를 발표할 당시 환율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외신 보도 직후 일각에서는 한미 FTA를 둘러싸고 한미 정부의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보도 직후 기재부는 해명 자료를 내고 “4월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한미 재무당국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한미 FTA와는 별개의 협의”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매년 4월과 10월 환율보고서를 내고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데, 한국은 현재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라있다. 기재부 당국자는 “미국과 환율의 방향성을 합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 재무부측에 항의했다”고 전했다.

세종=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미fta#협상#환율#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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