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카리스마’ 손경식, ‘재계 신사’ 허창수, ‘마당발’ 박용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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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진용 갖춘 경제 3단체장

손경식, 디테일에 강해 간부들 진땀
허창수, 굵직한 안건만 챙기고 덕담 건네
박용만, 반팔티 차림 스스럼없이 소통


손경식 CJ 회장이 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장에 선임되면서 주요 경제단체들의 역할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안 보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정 등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정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정기 총회에서 연임을 앞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임기 중반을 지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주요 대기업 회장인 경제단체장의 스타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대한상의 회장을 지낸 데 이어 경총 회장을 맡은 손 회장은 디테일에 강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를 받을 때면 세부 사항을 꼼꼼히 챙겨 간부들이 진땀을 뺀다고 한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인사는 “나이에 비해 체력이 좋고 활동도 왕성하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성격은 아니지만 결정적인 순간 ‘할 말은 하는’ 성격이어서 조용한 카리스마로 불린다. 재계 관계자는 “의전과 격식을 다소 중시하고 명문대 등 엘리트 인재들을 아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 회장을 맞는 경총 직원들은 대한상의에 전화를 걸어 손 회장의 업무 스타일이나 성격을 묻는 등 긴장하는 분위기다.

박 회장은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대한상의 여름포럼에서 반팔 티에 반바지 차림으로 기자들과 ‘호프미팅’을 갖는다. 또 페이스북에 요리, 여행, 출장, 영화감상 후기 등 근황을 자주 올린다.

업무스타일은 “아이디어가 많고 스마트하다”는 내부 평가가 많다. 꾸준히 최신 산업동향 보고서나 논문을 공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재계 맏형’으로 불린다.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와 재계의 가교 역할을 한 덕분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봉사활동에도 주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허 회장은 2년 임기의 전경련 회장 직을 제33∼36대째 맡고 있다. 전경련 직원들은 “실무는 직원을 믿고 맡기고 굵직한 안건 위주로 챙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무식 때는 모든 직원들과 한 번씩 악수를 하고 덕담을 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지만 종종 지하철도 이용하고 한강변에서 산책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재계의 신사’로 불리는 허 회장은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성격으로, 전경련에는 한 달에 3, 4번 정도 출근해 보고를 받고 업무지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의 당면 과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위기에 놓인 전경련을 살려내는 것이다. 전성기에 비해 현재 전경련은 인력, 자금이 반 토막 난 상태다.

박 회장은 점점 커지는 재계와 정치권의 기대에 부응해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지가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세 단체장이 각기 다른 리더십을 지닌 만큼 조화와 협력을 통해 재계에 힘이 되어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ceo#손경식#허창수#박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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